전쟁터의 동지 한 명이면 충분하다
내 이야기를 들어주는 사람
세 번째,
지치는 날
직장 생활을 하다 보면 어느 곳이나 나름의 고충이 있다. 그것이 업무의 특성 때문이든, 상사나 동료 때문이든, 만성 피로 때문이든, 회사 가기 싫은 내 안의 나 때문이든 누구에게나 힘든 이유는 있다.
"회사가 전쟁터라고?
밀어낼 때까지 그만두지 마라.
밖은 지옥이다"
'미생'의 명대사를 매일 마음에 그리며 출근을 한다. 이곳에 입사하기 위해 애썼던 지난날들을 곱씹으며 오늘도 출근할 곳이 있는 난 행복한 사람이라고 최면을 건다. 하지만 쌓여가는 이메일과 밀려오는 스트레스를 유연하게 막아내기엔 난 아직 멘탈 내공이 많이 부족하다.
이곳을 떠나면 어쩌면 다시는 마주치지 않을 사람들에게 상처 받지 말자고 수없이 다짐하면서도 우리는 한없이 나약한 존재이기에 나에게 친절하지 않은 옆 부서 김대리에게조차 에너지를 쏟으며 감정 낭비를 한다.
전쟁터에서 적의 화살에 맞아 죽기 일보 직전처럼 휘청 거리는 날의 특효약은 "나의 죽음을 적에게 알리지 말라!"라는 내 마지막 유언을 들어주는 사람, 퇴사 카드를 내밀려는 나의 충동적인 결정을 저지해 주는 동지이다.
동지 (同志): 명사
목적이나 뜻이 서로 같음. 또는 그런 사람
이들이 직장에서 겪게 되는 나의 힘듦을 해결해 줘서가 아니라 내 답답하고 억울한 마음에 귀 기울여줄 누군가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아주 큰 위안이 되는 것이다. 그래서 오늘 또 난 소중한 나의 전우에게 카톡을 남겼다.
"내가 퇴사하기 전까지 절. 대. 먼저 퇴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