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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녕 Jan 22. 2021

#7. 어쩌면 N 번째 인생

:: 삶과 죽음의 그 경계 어딘가 즈음 ::

디즈니X픽사의 작품, <소울>을 보고 난 후, 아니 보는 중 내내 대사와 장면이 내가 파고들었던 것은 내 인생, 삶, 방향, 그리고 죽음이라는 제한이 나에게 어떠한 의미인지 다시 생각하게 해 준 2시간이었다. 신과함께는 불교의 기반으로 죄를 지은 자들은 사람으로 태어나고, 생명을 소중히 여기면서, 사람으로서 삶을 살면서 공을 쌓고, 죄를 씻는다 하지. 사후세계에서 평가받는 나의 삶. 결국 악은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재판을 받게 될지어다. 신과함께의 원작, 웹툰도 영화보다 정교하고 다양한 생각을 들게 했었던 기억이 남는데, 영화 <소울>에서는 애니메이션의 대명사 디즈니(픽사) 답게 한 장면 한 장면 섬세하게 다가왔다. 



삶과 죽음의 경계


삶의 의미가 뭘까. 어떠한 스파크, 재능, 좋아하는 일에 대한 <소울>이 느껴져야만 삶의 의미가 있는 것일까. '좋아하는 일'로만 먹고 살기 어려워 직장인을 택하고 N잡으로 좋아하는 일을 기회가 올 때마다 가끔씩 하고 있는 내 삶과 주인공 '조 가드너'의 삶이 크게 다르지 않았다. 뉴욕의 바쁜 거리, 서울의 북적이는 도심 가운데서 나도 출퇴근을 반복하며 월급을 받아 살아가는 우주의 먼지의 뿐일지도 모른다. 한 3년~4년 전쯤인가. 대학생 때 실습 나가던 회사들을 정규직은 아니지만 내 전공으로 일을 하면서 느낀 점은 하루하루 나는 출근할 때 괴로워했고, 퇴근만 바라보고 있는 삶을 살아갔었다. 그때 내 삶에 대한 회의감, 내가 진짜 살고 싶었던 삶이 맞는지 돌아보고 싶을 때마다 여행은 내 삶의 쉼표가 되어 뒤도 돌아보게 해 주고 옆도 보면서 1분 1초, 봄, 여름, 가을, 겨울, 바람과 공기의 그리움을 기억하게 해 주었다. 나 혼자 멈추어 있다고 생각했던 취준생의 삶에도 아침에 일어나 누군가 정해준 일정 하나 없는 시간들을 소화해 내며, 걸어가는 꽃이 이뻐 잠깐 멈춰 사진을 찍을 수 있었던 시간들이 지금 생각해 보니 너무나도 소중했다. 살아있음을 느끼는 것은 사실 별거 없었다.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는 것.

그렇다면 죽음의 의미는 무엇일까. 내 삶의 끝? 마무리? 제한된 수명? 영화를 보고 나서 느낀 죽음의 의미는 삶에 대한 가치를 더 줄 수 있는 선물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무한한 사랑과 무한한 생명에 대한 행복은 무한할 수 없다는 것을 알기에, 죽음이라는 기준 안에서 우리가 행복하다고 느낄 수 있도록 해 준 것이지 않을까. 여행이 삶에 있어 소중한 것들을 깨닫게 해 주듯이 인생도 결국 우리의 긴 여행이자 여정이니 죽음을 앞두고 다시 바라볼 때쯤엔 그 여행들의 그리움을 기억해주지 않을까. 누가 어떤 사람이 되고 싶냐는 질문에 나는 "생을 마감할 때 아, 이번 생 잘 살다 간다."라고 생을 마무리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무의미한 삶은 없다


사람은 누구나 각자의 능력을 가지고 태어나듯이, 어떠한 사람의 인생도 무의미한 삶은 없다고 생각을 했다. 삶의 방향만 다를 뿐 무엇을 했다고 해서 더 잘났거나 더 부족한 것이 아니라 내가 선택한 삶에 대한 기준점에서 어제의 내 삶보다 오늘 더 괜찮았는지, 혹은 어제의 상처와 불안함 때문에 오늘 상처가 아물고 다시 일어나 걸어 나갈 수 있는지에 대해 각자의 상처가 아물고 극복하는 시간이 다를 뿐이다. 영화 <소울>처럼 죽음을 마주하는 순간 내 삶을 되돌아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인생의 가장 편안한 시간에 내가 소중하는 이들을 떠올릴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스티브 잡스처럼 엄청난 혁신을 가지고 온 사람은 아닐지언정, 내가 지금 우주의 먼지처럼 직장에서 월급을 받고 있는 사람이지만 내 생각, 능력, 장점, 단점을 모두 발휘하여 내가 하기 싫은 일도, 못하는 일도, 잘하는 일도 모두 해볼 수 있고, 능력을 쌓아가는 곳이라고 생각한다면 직장은 결코 출근하기 무섭고, 딜레마에 빠지게 되는 곳이 아니라는 것을 최근에 경험하고 있다. 힘든 게 없고, 어려운 게 없다면 거짓말이겠지. 하지만 어려움이 닥쳐왔을 때 고민하고, 힘든 게 왔을 때 극복하는 순간. 글 한 줄을 읽고, 똑같은 일을 해도 받아들이는 나의 뇌파가 이상하게도 말랑말랑하게 잘 담긴다고 해야 할까. 직장을 다니면서 더 겸손해졌고, 어른 다운 사람들도 많이 만났고, 내 생각을 논리적으로 정리해서 전달하는 것도 이전보다는 많이 는 것 같았다. 누가 그랬는데, 나보고 자본주의가 낳은 아이라고 (ㅋㅋ)

삶의 방향을 잡고 본인이 느끼는 대로 판단하고 살아가도 될 것 같다. 여기서 방향이라는 것은 나 스스로를 탐색하고 탐구해서 나에 대해 잘 알 수 있도록 공부할 것. 내 인생의 나 자신도 모르는 것 투성이다. 천천히 걷고, 많은 것을 보는 것도 추천한다. 태어난 건 선택할 수 없었지만 살아가면서 수많은 선택을 할 수 있으니.

최근에 사회적 거리 두기가 격상되면서 혼자 있는 시간이 많이 늘면서 얻을 수 있었던 것은 오로지 나만의 시간을 갖는 날들이었다. 혼자만의 시간들이 늘어나면서 나 스스로에 대한 생각을 정리하곤 했었고 내 삶을 존중하고 아끼기 시작하니, 다른 이의 삶도 소중히 여겨지더라.



우리 인생의 모든 멘토들에게


내가 영감이 떠오른다거나, 내 인생이 오로지 나의 능력과 힘으로만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는 것을 경험한 적 있다고 말했다. <소울> 영화에서 영감을 받았거나, 영혼의 소리를 듣는 사람들의 모습을 표현한 것이 너무나도 섬세했다. 그야말로 진짜 <소울>이 느껴졌다. 내가 가끔 예지몽이나, 해몽이 필요한 꿈들을 꾸었을 때도 이런 과정인 걸까. 갑자기 떠오르는 생각들과 말로 표현하지 못해서 기록으로 남기는 내 그림들이 이런 의미인 걸까. 주인공 '조 가드너'의 인생이 죽음의 시작에서 삶으로 다시 바뀌는 과정에서 비치는 수많은 영감의 스토리들 속에서 자신도 모르게 영감을 주고받았다. 내 삶은 누군가에게 멘토가 될 수 있을까. 나는 어떠한 멘토들을 만나 성장하고 살아갈지, 이미 만났거나, 만날 준비를 하고 있거나, 혹은 둘 다거나.



내 속의 고정관념을 벗어나서 내가 선택한 방향으로 걸어가다 

냄새를 맡고, 

눈으로 담고, 

귀를 기울이고,


Do walk outside this a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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