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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녕 Sep 24. 2021

#8. 어쩌면 N번 째 인생

:: 주관적 독백 ::


나를 마주하게 되는 시간


혼자가 되는 것이 익숙해진. 하지만 혼자가 될까 봐 두려운 서울은 나에게 익숙해지곤 있지만 낯설었고 어쨌든 연고가 많이 없는 타지에서 살아남기는 쉬운 것은 아니었다. 사람은 언제나 외로우며 혼자 이겨내고 홀로 견디며, 혼자서도 행복한 삶이어야 타인과 있을 때도 더 단단해진다는 억압에 나를 스스로 외로움이라는 구석에 밀고 가기도 했다. 감사한 사람들을 만나기까지 수없이 사람에게 상처 받고 성장한 지난 날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아갈 수 있었던 건 감사하고, 좋은, 착한 내 주변 사람들 덕.


그러다  감사한 분들을 만나게 되는 날이면

그런 날들이 반복되는 날이면.

다시 혼자임을 깨달았을 때 비참하게 무너지는

나는 어쩔 수 없는 작은 인간임을 깨닫는다.


너무 행복하다고 느꼈을 때, 혹여나 내가 나태해질 까 봐, 자만할까 봐 걱정되어서일까? 신은 내 행복의 치사량이 넘어갈 때쯤 쏙- 가져가는 것마냥 북적거렸던 일상이 갑자기 조용해질 때쯤 다시 나의 위치를 찾게 된다.


영원한 것은 없기 때문에 그 순간이 오면 최선을 다해 사랑할 수 있게 만들었나 보다


내가 모든 사람을 사랑하지 못하는 건 내가 신이 아니라 사람이기 때문이겠지. 하지만, 가슴에 미워하는 사람 하나 품지 않고 살아가게 해 주셔서 감사하다.



우주의 먼지보다도 작은


아침밥 짓는 냄새에 오랜만에 눈을 뜬 날. 사랑하는 엄마 아빠와 함께 마주 보며 식사할 수 있는 시간 모두 감사하다. 문득, 친구가 했던 말 중 “너가 믿는 신이 너를 굉장히 사랑하나 보다”라는 말이 떠올랐다.


어릴 땐 인간이라서 고통받고 고통받기 싫어서 다음 생엔 태어나지 않고 싶다고 기도했는데, 우주의 먼지보다도 작고 별거 아닌 나라는 사람이 이런 감정을 느끼며 살 수 있다는 것이 내가 태어났기 때문이라면 조금은 더 살아갈만한 것 같기도.


내가 할 수 없는 일을 그분이 주신 것도 이유가 있어서겠지. 조금만 더 마음의 여유를 가지고 살아갈 명분을 주신 것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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