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에서 집 구하기 부동산 매매 part 1
Lägenhet 아파트 매매 part 1
스웨덴에서 집(부동산)은 크게 hus (주택)와 lägenhet (아파트)이 있다. Hus는 아이가 있는 가족들이 많이 찾는다. 크기도 크고, 아이들이 집에서 층간소음 낼 걱정도 없으며 무엇보다 정원이 있어서 아이들이 놀기에 적합하다. 아무래도 스웨덴사람 마음속의 '집'은 '닭장 같은 아파트'가 아니라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아늑한 공간인 '개인주택'인듯하다. 외국인들이 한국에 대해 신기하게 생각하는 점 중의 하나가 큰 아파트 단지인데, 이들 생각에 아파트는 똑같은 레이아웃을 가지고 있으니 공장에서 찍어내는 공산품의 느낌이 나는 듯하다. 그러나 나는 가족도 아이도 없으므로 이 포스트에서는 lägenhet (아파트)를 중심으로 소개를 하겠다.
스웨덴에서 집을 구매하려면 크게 두 가지를 미리 준비해야 한다. 개인의 니즈와 예산안이다.
개인의 니즈에는 살고자 하는 동네, 집의 크기, 방 개수, 엘리베이터 유무, 세탁기나 식기세척기 유무 여부, 지어진 시기, 발코니, 뷰, 층수 등등이 있다.
예산안이라고 표현했지만 다음과 같은 것들을 미리 알아봐야 한다: 판매 가격, 계약금 (스웨덴어로 handpenning, 영어로 down payment), 모기지론 (은행에서 빌리는 돈, 스웨덴어로 bolån), 이자 상환 외 매달 드는 비용, 중개인 비용 (미리 말하자면 구매자는 신경 쓸 필요 없다.), 미래 가치 등등
이 중 문제가 되는 것은 돈이다. 사실 돈이 많다면 아무것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 마음에 드는 동네에서 마음에 드는 크기의 집에서 마음에 드는 뷰를 보며 살면 되니까. 그러니 돈에 대해 먼저 이야기한 후, 시간순으로 무엇을 어떻게 해야 집을 무사히 구입할 수 있는지 알아보겠다.
그리고 한 가지 알아야 할 점은 스웨덴에서 집 구매는 집을 구 할 사람을 미리 데려오지 않았다면 경매방식이다. 정확히 어느 가격에 마음에 드는 집을 구할 수 있을지 모른다는 소리이다.
예산
스웨덴에서 집을 구입할 경우 판매 가격의 최소 15%를 계약금 (handpenning)로 내야 한다. 이때 원금 상환 (스웨덴어로 amortering)은 대출액과 소득에 따라 다르지만 최소 2%로 설정할 수 있다.
계약금 (handpenning)을 최소액으로 내고 싶다면 모기지론(빌리는 금액)이 세전연봉에 4.5배 이하이고 다른 빚이 없어야 하고, 아이도 없고, 배우자나 삼보가 있다면 외벌이가 아닐 것 등이 필요하다. 만약 배우자나 삼보가 있고 둘 다 소득이 있다면 상황은 매우 좋아진다. 나이가 조금 있다면 이는 불리한 조건이다.
원금 상환(amortering)을 2%로 하기 위해서는 은행에서 빌리는 이 최대 세전 연봉의 4.5배 이내여야 한다. 예를 들어, 계약금 (handpenning)으로 400,000 SEK (약 5천만 원)를 낼 수 있다고 가정하면, 최대 2.66M SEK (약 3억 3천만 원)의 집을 살 수 있다. 이때 모기지 론은 2.26M SEK인데, 이를 위해서 세전 월급이 최소 42,000 SEK (약 520만 원)여야 한다. 세전 월급에 성과급 및 보너스는 포함하지 않는다.
만약 아파트(lägenhet)를 산다면 월 관리비(avgift)도 고려해야 한다. 매달 관리비(avgift)가 너무 높다면 원금 상환 비율을 늘리거나 계약금 (handpenning)을 조금 더 내는 방법이 있다. 비딩에서 성공한 후 은행에 매물을 가지고 가면 은행에서 적절한 조언을 해준다.
예를 들어, 다른 빚이 없는 무자녀 싱글이 성과급을 제외한 세전 월급이 50,000 SEK이고 5천만 원(약 400,000 SEK)을 계약금 (handpenning)으로 낼 수 있다고 가정했을 때, 최대 2.66M SEK (약 3억 3천만 원)의 아파트를 살 수 있으며, 이때 원금은 매년 2%를 상환하게 된다. 빚이 있거나 자녀가 있거나 소득이 없는 배우자가 있을 경우, 계약금 (handpenning)을 많이 내거나 조금 저렴한 아파트를 구입해야 한다.
참고로 스웨덴에는 주택 보유세가 없다. 원래 있었지만, 고령자들이 원치 않게 높아지는 집값 때문에 보유세를 낼 수 없어 집을 팔거나 하는 경우를 막기 위해 없앴다.
주택 구매 시 매달 드는 비용
모기지 이자, 원금 상환, 월 관리비(보통 냉수, 난방, 인터넷, 건물 관리비를 포함하며, 온수와 TV 수신료도 포함되는 경우가 많지만 항상은 아니다), 관리비에 포함되지 않지만 당연히 내야 하는 비용인 전기료와 home insurance (스웨덴어로 hemförsäkring), 자동차가 있다면 주차 비용도 고려해야 한다.
스웨덴은 매년 모기지 '이자'의 30%를 환급해 준다. 그러므로 은행과 계약한 모기지 이자가 5%라면 실질적으로는 3.5% 정도가 된다. 물론 매달 환급해 주는 것이 아니라 일 년에 한 번(6월) 환급해 주니 매달 넉넉하게 생활비를 남길 정도의 집을 사야 한다.
예를 들어 아래와 같은 조건을 가졌을 경우,
집 가격 2.66M SEK (약 3억 3천만 원)
계약금 (handpenning) 400,000 SEK (약 5천만 원)
빌린 돈 2.26M SEK (약 2억 8천만 원)
원금 상환(amortering) 매년 2%
모기지 이자 5%
세전 월급 42,000 SEK (약 520만 원) --> 세후 월급 약 30000 SEK (375만원)
월관리비(avgift) 3000 SEK
전기료 및 home insurace 1000 SEK
매달 주차비 1000 SEK
원금상환은 매달 3770 SEK(약 47만 원)에 모기지이자는 매달 9420 SEK (약 120만 원)이므로, 매달 모기지이자 환급 전 매달 내야하는 주거비는 18190 SEK (약 230만원) (= 3770+9420+3000+1000+1000) 이다. 즉, 대출을 최대한으로 끌어서 집을 사면 세후 월급의 61%가 주거비이다.
개인적으로 스웨덴에서 아파트를 투자용으로 사기에는 적합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물론 스웨덴에 오래 머물 경우, 이자가 높을 때 싸게 구입해서 이자가 낮을 때 약간 비싸게 팔 수는 있지만, 아파트의 경우 렌트를 주기도 쉽지 않다. (association의 허가 없이 렌트를 주다가 걸릴 경우 association이 강제로 아파트를 팔게 할 수도 있다). 게다가 파는 쪽만 중개인 비용을 내고 (최소 50000 SEK), 스웨덴 최대 주택거래사이트인 hemnet 등 광고 비용 (5000-10000 SEK)과 사진을 위한 홈 스타일링 비용(최소 20000 SEK)은 따로 내야 한다. 스웨덴은 부동산 가격 변동이 큰 곳이 아니기 때문에 돈을 벌기는 생각보다 힘들다.
시간 순으로 할 일
1. 나의 니즈와 예산에 맞추어 사고 싶은 아파트의 대략적인 가격과 월 관리비 (avgift) 조사하기.
2. 그 숫자를 가지고 온라인으로 lånelöfte 신청하기.
한 은행에서만 신청하면 된다.
은행 사이트에서 Lånelöfte för bolån 혹은 Ansök om lånelöfte 탭을 찾으면 된다.
3. 사고 싶은 아파트를 hemnet, booli, 혹은 각 중개인 사이트 등에서 보고 비딩에 참여하기
매우 마음에 들 경우 직접 중개인에게 연락해 미리 보여 달라고 한 후 금액을 제시해서 집주인이 그 금액을 받아들일 경우 경매를 거치지 않아도 된다.
4. 비딩에 성공했다면 lånelöfte를 받은 은행에 필요한 서류를 가지고 가서 이 아파트를 이 가격에 살 거라고 말하기.
어드바이저가 föreningen (영어로 housing association) 재정 상태 등을 보고 승인을 해주거나 거절할 수도 있다고 한다.
5. 승인이 났다면 1차 계약서 서명.
은행에 따라 5를 4보다 먼저 하는 경우도 있으나 정석은 4번 먼저 한 후 서명을 하는 것이 좋다. 어드바이저가 거절할 경우는 없지만 만의 하나라는 게 있으니 말이다.
6. 서명 후 여러 은행에 연락해 2-4 과정을 거쳤다고 한 후 제일 낮은 이자를 주는 곳에서 돈 빌리기.
은행에서 돈을 빌리고 싶다면 이를 2차 계약서 작성 전까지 무조건 끝내야 한다.
7. 2차 계약서 작성하고 같은 날 열쇠 받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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