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화_시작은 설렘이었다는 것
[책 속의 작가노트]
시작은 설렘이었다는 것을.
Even stable, quiet love began with a spark
가제: 로맨스 라는 소설을 써내려가던 여자는 문득 어제 본 영화를 떠올린다.
우리도 사랑일까 (Take This Waltz) 거의 10년 전 개봉작인데, 친구의 추천으로 최근 보게 되었다.
마침 그 친구에게 전화가 온다.
“영화 어땠어? 너라면 그런 상황에서 어떻게 할 것 같아?”
영화를 간단히 설명하자면, 프리랜서 작가인 마고는 안정적이고 자상한 남편 루와 행복하지만 어딘가 결핍된 결혼 생활 중, 자유롭고 매력적인 이웃 남자 대니얼을 만나며 불 같은 사랑에 대한 갈등을 느끼게 된다. 사랑이냐, 결혼 생활의 의무냐. . 그 딜레마다.
“내가 그런 선택을 할 수 있었으면 벌써 결혼했겠지. 나도 그 상황이 올 까봐 결혼 안 하고 있는 거야.
양심의 무게에 힘들어 하면서 하는 불타오르는 사랑이라니… 너무 힘들 것 같아.”
그리고 삼십분은 더 얘기했다. 사랑이란. . .
전화를 끊고 한동안 생각에 잠긴다. 양심이라… 차라리 그런 양심이 없었으면 좋겠다.
마음껏 사랑할 수 있도록. 아프지 않고. . .
사랑을 선택할때, 언제나 두 가지가 싸우고 있는 것 같다.
안정적인 사랑, 위험한 사랑. 익숙한 사랑과 새롭게 가슴 뛰는 사랑.
그러나 알 수 없는 답 앞에서 여자는 스스로에게 묻는다. 과연 자신이 진짜 원하는 사랑은 무엇일까?
아니, 진짜 사랑이란 게 존재하기나 할까?
여자는 안다. 안정적이고, 무덤덤한 사랑도 시작은 설렘이었다는 것을.
Even stable, quiet love began with a spa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