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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영옥 May 13. 2023

그림책 더하기 뮤지컬

 아이에게 그림책을 읽어주다가 어른인 내가 그림책을 좋아하게 되었다. 짧은 글귀에 눈을 사로잡는 예쁜 그림들, 명확하게 주는 메시지는 나의 마음을 사로잡았고 마음을 다독여 주었다. 어릴 때 엄마가 사주신 전집들은 끝까지 읽어내기 버겨웠고 재미도 없었다. 요즘 그림책들은 디자인도 예쁘고 재미도 있어서 어린 시절의 향수를 불러 일으킨다.

  다음 달에 백희나 작가님 작품인 이상한 엄마를 뮤지컬로 보러 가기로 하고 예매해 두었다. 아이와 이상한 엄마의 그림책을 함께 나누어 본다. 우리는 그림책을 보면서 다음 달 보게 될 뮤지컬을 기대하고 있다. 그러면서 재미있게 읽었던 장수탕 선녀님, 알사탕 책까지 소환되어 아이가 느낌을 살려가며 소리내어 읽는다.

 장수탕 선녀님과 알사탕 그림책 작품을  모두 뮤지컬로 보았다. 그래서인지 아이는 두 그림책에 더 흥미를 느낀다.

 이번 겨울에 성남 아트리움에서 보았던 알사탕 뮤지컬을 계기로 알사탕 그림책과 더불어 작년 여름에 보았던 장수탕 선녀님 뮤지컬까지 생각나 그림책으로 읽고 또 읽었다. 아이는 상상의 나래를 펼친다. 그리고 그림책 이야기 속으로 빠져든다. 요구릉 소리도 내어보고 냉탕에서 선녀님과 놀고 싶어 한다. 그러다 감기 걸려서 끙끙 앓게 되는 장면까지 너무 재미있게 본다.

 알사탕 그림책에서는 알사탕을 먹으면 소리가 들려온다.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 누군가와 대화를 나누다가 알사탕을 다 먹으면 소리가 없어진다. 우리는 그림책 안에 알사탕 한입을 먹고 싶어 침을 꿀꺽 삼킨다. 누구와 대화를 나누어볼까? 엄마와 딸이 침대 속에서 잠을 청하며 대화를 나누어 본다. 포근하고 아늑하다.

 그림책과 연결된 뮤지컬을 보니 아이에게 더 깊은 감동과 재미로 스며든다. 뮤지컬을 보면서 무대에서 펼쳐지는 그림책 이야기에 생동감을 느끼고 그림책으로 뮤지컬로 보았던 현장감을 다시 한번 느껴본다.

 아이의 감성을 그림책과 함께 나누어 본다. 어른이 되었지만 그림책 속의 감성이 나를 깨운다. 아직 마음 속에 어린아이가 자라고 있다. 그 아이를 잘 보다듬어 준다. 쓰담쓰담 해준다. 어른이라도 아이스럽고 싶을 때가 있으닌깐. 있는 그대로 나의 마음을 알아주고 돌보아준다. 아이와 함께 그림책의 감성을 나누고 그로 인해 뮤지컬도 함께 보는 즐거움을 가지는 힐링의 선물인 그림책이다.


글을 쓴지 몇개월이 지난 후, 오늘 이상한 엄마 뮤지컬을 보러 다녀왔다.

그림책으로 보아 알고 있는 내용이지만 호호의 동심과  엄마의 걱정, 이상한 엄마의 넘실대는 정이 한데 어우러져 감정이입이 되었다.

아이들은 호호와 이상한 엄마가 숨바꼭질하는 장면에서 흥분하고 재미있어 했다. 이상한 엄마가 호호가 숨은 곳을 물어보니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저기 있다고 소리친다. 이상한 엄마는 잘 모르는 척 어디 있냐고 되풀이 해서 물으면서 아이들의 호응을 이끈다. 우리 아이도 소리쳐 알려준다. 이 장면이 너무 재미있다고 한다.

오늘 밤 잠자리에 들기 전에 이상한 엄마를 아이와 함께 읽으면서 잘 것이다. 뮤지컬로 본 이야기를 떠올리며 그림책으로 생동감을 느껴 볼 시간 여행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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