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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스칸디나비아를 여행한다는 것_(5)

산타마을로

by 정환정

* 글, 사진과 함께 하면 좋은 음악

https://youtu.be/IPrJPs5Q8WQ?list=PLAG9Wb-zl1KSqUxfZPuUdbFR7sucPjAK3-





오랜만에 헬싱키에서 하루를 보내고, 다시 짐을 꾸렸다.

정말 오랜만이었다.

스톡홀름에 있을 때와는 다른 기분이었다.

그곳이 헬싱키였기 때문이기도 하거니와

드디어 산타마을로 떠나는 날이기도 했기 때문이었다.


8시간 동안 오직 북쪽으로만 달려야 하는 기차를 타기 위해 역에 도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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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23일.

가족을 만나기 위해 집으로 돌아가는 사람들이 많은 날이었다.

그런 사람들 틈바구니에서 난 한국에 있는 내 가족들과 더 멀어지는 곳으로 향할 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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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차에 오르기 전에 소포장된 과일들을 몇 개 샀다.

나이를 먹을수록, 긴 여정에 비타민이 필수라는 걸 알게 된 시기의 여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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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깥으로는 조금씩 눈이 내리고 있었다.

당연한 일이었다.

겨울이었고, 핀란드였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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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차가 움직이자

창밖으로는 겨울이, 내가 상상하던 그 스칸디나비아의 겨울이

빠르게 지나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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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타고 있는 기차가 달려가며 만들어내는 쇳소리도 모두 묻힐만큼

풍경은 차갑고 아늑했다.

난 그 풍경의 바깥에서 그저 넋을 놓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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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이 깊어질 무렵에야

나는 산타마을에 가까이 이르렀다.

북극권의 경계에 걸쳐 있는, 세상 모든 이의 동화가 되는 그곳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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