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씁쓸한 압축성장을 보며
흔히 서울을 가리켜 밤이 아름다운 도시라 한다. 이는 괜찮은 치안 속에 밤문화가 발달 한 면도 있지만 글자 그대로 야경이 사진으로 찍고싶다는 의미도 있다.
그런데 사고를 조금만 뒤틀어보자. 주경, 즉 낮의 풍경이 예쁜 도시들이 야경이 멋없다는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있는가??
사진을 일컬어 빼기의 미학이라고 한다. 주제와 부주제를 뺀 나머지를 덜어내야 주제를 강조할 수 있다. 그리고 야경은 그 수많은 빼기의 테크닉 중에 하나이자 강력한 도구다. 피사체의 대부분을 어둠에 묻어버리고 빛의 색으로만 표현하기 때문에 '대부분의 야경사진은 주경보다 있어보인다.' 이런 생각은 결국 서울은 낮엔 흉측스럽지만 밤이 되면 좀 볼만한 디자인의 도시라는 결론에 도달하게 된다. 그리고 이건 수많은 세계속 고도ㅡ오래된 도시ㅡ들과 비교해도 마찬가지이다.
서울은 압축성장 도시의 예로 꼽힌다. 사람을 효율적으로 살게하기 위해 수많은 방법중에 아파트라는 방법을 택했다. 슬프게도 한국사람의 빨리빨리는 고작 몇십년동안에도 아파트의 스타일조차 제멋대로였으며 과거를 간직한 건물들은 철거되곤 했다. 오죽하면 내셔널지오그래픽에서 서울은 소련시절의 콘크리트 건물들로 가득 차 있다라고 표현했을까.
건물을 빨리 올리는 방법은 철골을 세우고 거푸집을 맞춰서 그냥 콘크리트를 붓는 방법이다 결과적으로 겉으로는 성냥갑모양의 건물들만 양산될 뿐이다.
사실 이제와서 서울을 예쁘고 역사가 오래된 건물들이 가득한 도시로 만들 순 없다. 오세훈 시장이 과거 서울을 sf미래지향적인 도시로 아예 컨셉을 잡아버리려고 했던게 차라리 답일지도 모른다. 여하튼 위의 야경이 괜찮았다고 생각하면 아래 사진을 보자. 꽤 비슷한 곳에서 찍은 낮의 사진이다. 이게 서울의 민낯이다. 야경이 아름답다는 점은 자랑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