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휴의 중간에 근사하게 외출을 하려고 한 계획은 아침부터 내린 비로 깔끔하게 기각되었다. 날씨 앱에서 충분히 예측할 수 있다지만, 사람 마음이란 것이 ‘혹시’라는 일말의 기대감을 가지게 된다. 이번에 김포 현대 아울렛을 가게 되면 적당한 브랜드에서 실생활에서 입을 흰-파란색 셔츠를 살까 했지만 미루게 되었다. 아직 인터넷으로 옷 구입하는 것이 어색한 아저씨는 가서 보고 만져보고 사게 된다.
그나마 실내에서 시간을 보낼 만한 곳으로 고양 스타필드를 골랐다. 집에서 거리도 그다지 멀지 않으며 식당도 있고, 나라는 사람도 별반 사람의 생각과 다르지 않다는 것은 도착하자마자 가득한 인파로 확인할 수 있었다. 스타필드는 올 때마다 느끼는 것인데 내가 참 살만한 브랜드가 없는 매장이다. 식당이나 그 외의 놀거리로는 참 괜찮은 곳인데 쇼핑의 측면에서는 뭔가 익숙하지 않다. 내가 주로 입는 옷들의 브랜드들 보다는 좀더 아웃도어, 스포츠 액티비티에 가까운 브랜드가 많다. 최근에 눈여겨 본 아디매틱은 당연하게도 매장에 존재조차 확인 할 수 없었고, 노스페이스 매장은 점심시간이랑 겹쳐서 갈 수가 없었다. 그래도 몰 내의 어린이 체육시설이 있어서 아들과 함께 괜찮은 시간을 보냈다. 마치 어릴 때 보던 출발드림팀 세트장 느낌으로 구성되어 있어서 안전한 공간에서 어린이들이 맘껏 뛰어노는 것이 좋아보였다. 어린시절 위험천만한 놀이터 시절에서 ‘위험’은 최대한 절제한 채, ‘재미요소’만 실내로 잘 들어와서 꾸며놓은 느낌이었다.
예전의 우리들은 백화점, 몰에서 논다는 개념이 없었다. 그저 장 보러 가거나 옷을 사러 가는 곳이지 그곳에서 여러가지 액티비티를 소화하며 시간을 알차게 보낼 수 있는 그런 공간이 아니었다. 홍콩 여행에서 본 IFC몰은 신세계 그 자체였고 몇년 뒤에 그와 동일한 시설이 서울에 생길 줄 그때는 상상조차 못할 때가 있었다. 2022년의 마흔살 아저씨는 이제 몰 보다는 아울렛에서 옷 살 궁리만 하고 있었고 2022년의 네 살배기 아들은 그렇게 신나게 논 뒤에 뉴발란스 878을 손에 거머쥐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