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이거 뭐야?


이 말을 듣는 아들을 보며 약간 상기되었다. 네살짜리 아들은 손으로 내가 입은 티셔츠를 지목했고 거기에는 유니클로-포켓몬 콜라보레이션의 팬텀이 그려져 있었다. 이걸 어디서부터 설명해야 하나 싶었지만 짧은 사회생활에서 내가 얻은 교훈은 ‘나같은 놈은 어설프게 머리 굴리는 것보다 솔직한 게 좋다’ 였다. 간단하게 팬텀의 진화 순서를 아들에게 설명해주었다. 물론 100%이해하지 못했지만 그런가보다 하는 표정으로 나를 보라보았고.



살면서 sbs에서 해준 포켓몬스터 티비랑 몇개의 게임들을 해본 것이 전부인 ‘일반인’ 으로서 보는 팬텀은 각별하다. ‘와 멋있게 생김’ 그 자체였고, 게임에서는 멋있는게 구하기 어려운 포켓몬이었다. 오로지 통신교환만으로 진화를 시킬 수 있었던 구작에서는 열심히 레벨업만 하면 진화하는 줄 알고 키우다가 나중에 통신교환으로 해야하고 그러려면 통신케이블이 없던 나는 눈물을 머금고 고오스트 상태로 엔딩을 본 기억이 난다. 이 점을 나중에는 게임프리크가 반영을 해줬는지 와이파이 통신으로도 통신교환 진화를 하게 해주고, 최근작에서는 ‘연결의 끈’이라는 아이템으로 진화를 하게 해주었다. 초대 포켓몬 계열이라 그 뒤로도 더 성능 좋은 놈들이 나왔을 테지만 이 ‘일반인’의 눈에는 그냥 ‘멋지고 세보임’ 이게 중요한 것이었다. 실제로 10대때 포켓몬을 소비하던 어린이들이 2022년 30-40대가 되면서 주요 소비층이 되니까 유니클로에서도 콜라보를 한 것이 아닐까. 그 점을 반영하듯 콜라보 라인들은 대부분이 1세대 포켓몬이 많다. 마흔살에 밖에서 입기는 조금 머쓱해도 집에서 잠옷으로 내가 좋아서 입겠다는 데는 유니클로 UT 시리즈 꽤나 괜찮다. 지온공국 자주색 티셔츠도 집에서 잘 입고 있는 터이니.


포켓몬빵 이후로 유행이 돌았는지 5-6살 조카들 조차 다시 포켓몬 노래를 부르고 피카츄 수저를 쓴다. 예전에 그 인지도를 알아보라고 하면 엄마나 할머니가 아는지 물어보라 라고 하곤 했다. 실제로 피카츄, 스타크래프트, 마이클 조던, 임요환, 호날두 그리고 메시 정도는 이제 할머니에 입문한 우리 엄마도 아는 인지도계의 월클 급이다. 미디어의 집중도가 분산되면서 상대적으로 그 후속들은 인지도가 그 특정 그룹에서만 유효하게 되어버렸다. 마이클 조던은 알아도 르브론은 모르실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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