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유에 대하여

하루의 일을 짧은 글로 남기다

몇 년전 일이었다. 미국에 잠시 있던 나는 스타벅스에 가서 커피를 시킬 일이 있었다. 한국에서처럼 카페라떼 하나 달라고 하자 그때부터 재앙이 펼쳐졌다. 그냥 군말없이 줬으면 하는 라떼에 질문이 너무 많았다. 우유만 해도4종류가 있는지 그때 알았다. 기본우유. 저지방우유. 무지방우유. 두유까지. 이후 한국에서도 점차 가능해진 옵션이긴 했지만 여전히 먼저 부탁하지 않으면 한국에서는 그냥 쿨하게 기본우유로 줄 뿐이다.

어릴적 초등학교에서는 급식의 일환으로 우유가 한팩씩 지급되었다. 200ml짜리 우유를 한반에 사람수로 나눠주던 기억이 난다. 문제는 나는 우유만 먹으면 화장실을 가야 하던 사람이었다. 우유를 먹으면 이후 수업시간이 그리 괴로울 수가 없었다. 그래서 반에 한두명씩 우유 못먹는 친구를 대신해서 우유를 두세개씩 먹는 건강한 친구들도 있었다.

지금 생각하면 왜 우유를 학교에서 억지로 먹여야했나 싶다. 인간은 유일하게 성인이 되어서도 소젖을 먹는 동물이다. 그 이유에는 영양도 영양이지만 맛이 더 큰 이유가 아닐까 싶다. 일부분의 사람이 우유의 젖당을 분해 못하는 것은 어찌보면 진화의 당연한 결과이다. 성인은 우유를 먹을 필요도 분해할 필요도 없으니까.

최근 폴바셋에서 라떼를 주문하면 <소화가 잘되는 우유>를 옵션으로 선택할 수 있다 . 우유먹으면 속이 뒤틀리지만 라떼를 먹고싶은 사람들에게는 좋은 선택이 생겼다. 심지어 행사용이라면서 라떼를 시켰더니 귀여운 우유팩을 하나 주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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