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히 기념일을 챙기지 않는
너를 만난 지 이십일이 지났다
누구누구 씨에서 시작된 호칭은 편해졌고
똑소리와 복을 부르는 애칭이 되었다
편해졌다는 건 꽤나 복잡해서
마냥 텔레비전을 보는 그런 거 말고
자주 연락하고, 보고, 부비는
특별한 이유 없이도
사랑의 말꽃을 피는
아니, 기어이 피게 만드는
안도와 안정이다
의미는 무겁고 표현은 방방 뛰어
트램펄린 한 가운데 여덟 살 사내놈처럼
마음껏 뛸 곳이 있다는 건
얼마나 큰 받침대일까
시간과 깊이와 너비
그보다 단 하나의 마음
결국 마음이 만드는 이 모든 것에
너와 내가 있다
멀어도 같이 있는 게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