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주

by 길을 걷다가

요즘, 나는 술 대신

내 안의 기억을 마신다.


슬픔도

아픔도

부끄러움도 마신다.


한 잔

두 잔

석 잔


나를 삼키던 어둠과 마주한다.

불빛처럼 일렁이던 마음이 파도가 가라앉는다.

흐려지던 마음의 창이 서서히 밝아진다.


텅 빈 잔 위로

맑은 새벽의 숨결이

투명한 시간 되어 채워진다.


금주는 단순히 술잔을 밀어내는 일이 아니다.

빈 잔에

나를 다시 채워 넣는 일이다.




9월이 앞서 달려가고 있다.

앞날을 생각하면 공연히 마음이 번잡스러워지기도 하지만

미리 걱정하지 않기로 했다.

돌아보니 8월 한 달은 금주를 했는가 보다.

나에게 칭찬을 보낸다.

며칠 더 참으면 무릎도 많이 좋아질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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