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 너머 숲 속에 겨울의 장면이 펼쳐져 있다. 떨어진 낙엽 위로 희끗희끗한 얇은 흰 포슬함이 가볍게 내려앉아 있고, 나뭇가지 끝마다 작은 숨결처럼 달라붙은 잔설이 바람에 살짝 떨고 있다. 공기는 차갑지만 맑고, 소리도 사라지고, 시간도 천천히 흐르는 듯하다. 어젯밤 눈이 왔다. 겨울이 그림자처럼 스쳐 지나간 흔적을 남겼다.
(25.12.04 일부인용)
요즈음 틈만 나면 모카페에 들어가 뇌과학에 관한 자료를 읽고 있다. 평소 어렴풋이 생각하며 궁금해하던 일들을 과학적으로 설명하는 최 박사님의 열정이 정겹다. 깊이 들어가기에는 두뇌의 한계가 있고, 주마간산으로나마 그간의 갈증을 달래고 있는 중이다.
나는 ‘생존형 할배 트레이더’의 삶을 살고 있다. 살아남기 위해 어설픈 예측도 해보고, 혹시 숨겨진 질서가 있지 않나 찾아보려는 노력도 마다하지 않는다. 그나마 이전투구하며 간신히 연명은 하고 있으니, 고달프기는 해도 뭐라도 할 수 있다는 게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과연 예측이 가능할까?
우리가 살고 있는 대부분의 비선형적 복잡계에서는 초기조건의 민감성 때문에 예측이 어렵다는 것이 중론인 것 같다. 우리가 살아남는 이유는 예측이 아니라 ‘대응’의 영역에 있다고 한다. 순간순간 지혜롭게 대응하는 전략만이 살아남는 현실적인 이유라는 정당성을 확인하는 토요일 오전이다.
복잡하고 어렵게 생각하지 말자! ㅎㅎ
오후 산책길을 나선다. 바람은 차고 하늘은 높고 푸르다. 어떻게 살아남아야 하나, 생각을 이리저리 굴려본다. 모두 듣고 보는 것은 똑같다. 트레이딩의 핵심은 계좌관리와 베팅이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 근간에는 용기 있는 베팅 그리고 버틸 수 있는 심리가 승부를 좌우한다. 심리를 컨트롤할 줄 알아야 한다.
마인드의 문제이다.
DMN 과활성이 문제의 핵심이다.
불안해하거나, 과잉해석하고 자기 소모적 FOMO에 빠져 우울하기도 하다. 아마도 이미 끝난 장면을 계속 돌려보며 고통 속에서 자신을 학대하는 경우가 많았을 것이다.
복식호흡을 통해서 떠오르는 생각을 관찰한다. 억지로 심리로 다스리려 애쓰지 말고 차라리 물리적으로 자리에서 이탈한다. 그리고 걸으며 몸과 마음을 스트레칭한다. 그리고 마음속으로 되뇐다.
DMN은 '그물처럼 엮인 생각의 자동재생기'다. 멈추려 애쓸수록 더 세게 밀려온다. 대신 몸을 현재로 데려오면, 조용히 꺼진다.
아침 장 시작 전 DMN 차단루틴: 과잉확신 제거
. 어제 수익/손실의 잔상 제거
. "오늘도 잘해야지" 같은 쓸데없는 각오 제거
. 그냥 비어 있는 관찰자 상태로 장에 들어가기
STEP 1. 자리 정렬 (20초)
의자 깊게 앉고
등받이에 등을 붙인다.
모니터 끄거나
차트 안 본 상태.
속으로 한 줄:
“어제 장은 끝났다.”
STEP 2. 4–7 호흡 × 3회 (60초)
4초 들숨
7초 날숨 (입으로 조용히)
내쉴 때마다 속으로:
“나는 오늘 증명할 게 없다.”
STEP 3. 장 입장 선언문 (10초)
차트 켜기 직전
속으로 한 번만:
“나는 예측하지 않는다.
대응만 한다.”
어제 손익에 묶인 나의 서사 DMN을 제거해야 한다.
목표 수익금이나 커뮤니티, 뉴스에 쉽게 현혹당하지 말고,
복구해야지 하는 충동 트리거를 제거하고, 의미 없는 진입빈도를 낮추고 기다림의 내성을 올려야 한다.
그리고 맘속으로 다음과 같이 되뇐다.
"오늘은 잘하려고 오는 날이 아니라, 그냥 보러 오는 날이다."
"오늘도 급할 거 없다."
다음 주부터 매매루틴을 실천해 보려 합니다.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