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주 한잔을 기울였다.
가시를 삼키는 듯한 느낌으로부터 목을 보호하려고 너무 익다 못해 말라비틀어가는 고기 한 점을 목에 넣었다.
"야 인마 너 언제까지이 이렇게 살거야아?"
앞에 앉은 친구가 풀리다 못해 다 꼬아진 혀로 나를 질책하는 듯이 말했다.
"뭐... 잘 되겠지..."
나는 술잔만 바라보며 건성으로 대답했다.
앞에 있는 친구가 고등학교 친구였는지 대학교 친구였는지 어떻게 알게 된 친구였는지 생각이 나지 않는다.
언제부터인지 모르겠지만 함께 술을 마시고 있었고 갑자기 나에게 인생에 대해 잔소리를 하고 있다.
"집에만 있쥐 말고오 좀 나가라고오"
아까보다 더 꼬부랑 거리는 말을 하며 내 술잔에 술을 따랐다.
사실 누군지는 잘 모르겠지만 앞에 친구 말이 맞다.
며칠 동안 나는 집에만 박혀 관속에 갇힌 뱀파이어처럼 아무것도 하지 않았고 지금 이렇게 나온 게 얼마만인지 모르겠다.
나는 그저 말없이 가시 같은 소주를 목에 털어냈고 이제는 정말 기름 한 방울도 없을 것 같은 고기를 모래처럼 씹었다.
내 인생이 어쩌다 이렇게 되었는지 씁쓸한 비웃음만 가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