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왜 좋다는 거야? 얼굴도 어디에나 한 명쯤 있을 정도로 너무 평범하고 이쁘지도 않은데?"
잔디밭에 나란히 누워있다가 세진이가 물었다.
"그냥 너의 턱에 있는 그 점이 마음에 들어."
민수는 머리를 팔에 베고 누워 노을 진 하늘을 바라보며 대답했다.
"점? 점 때문에 좋아한다고?"
"응. 그 점. 너를 보고 있으면 점이 제일 먼저 눈에 들어와. 점이 없으면 너를 수진이라고 부를 수 없을 것 같아."
민수는 느리게 고개를 돌려 수진이의 점을 바라봤다.
수진이는 민망한 듯 손으로 턱에 점을 가리려고 했지만, 민수는 조용히 팔을 들어 수진이의 손을 잡았다.
"놔둬. 가리지 마."
손을 잡힌 수진이의 얼굴이 하늘의 노을처럼 붉게 달아올랐다.
"넌 참 이상하구나."
"그런 소리 많이 듣지."
민수는 다시 머리에 팔을 베고 누워 하늘을 바라봤다.
"나도 네가 싫지는 않아."
수진이도 민수와 같이 하늘을 바라봤다.
이름 모를 철새 두 마리가 붉은 노을을 바다 삼아 헤엄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