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큰 변곡점이 될 2월의 첫 날이 밝아왔다.

2023년 2월의 첫 날. 고마워요 알랭 드 보통.

by 초곰돌이

2.1(수)



2월의 아침이 밝아왔다.


올해 2월은 내 인생의 그 어떤 2월보다 특별한 달이 될 예정이라 2월의 숫자가 더욱더 크게 내 마음속에 다가온다.


다른 날보다 더 큰 다짐과 포부를 담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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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으로 기영이와 준엽이 형에게 청첩장을 나눠주면서 탕수육을 먹었다.


탕수육은 역시 옛날 탕수육이 가장 클래식하고 내 입맛에 찰떡궁합으로 잘 맞고 제일 좋아한다.


먹어도 먹어도 질리지 않는 탕수육의 맛에 오늘도 반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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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 대신 밥을 먹는 것이 다이어트에 좋긴 하지만 오늘따라 간짜장이 먹고 싶었다.



어릴 적 우리 집은 외식을 잘 하지 않았다.


자식이 세 명이니 한번 외식하기도 부모님 입장에서는 매우 부담스러웠을 것이다.


그래서 치킨을 시켜 먹기 보다 엄마가 튀김기나 오븐으로 닭을 튀겨주었고 그 흔한 중국집에도 잘 가지 않았다.


그러다 수능이 끝난 어느 날, 집에서 놀고 있는데 아빠가 점심에 밥 먹으러 가자며 단둘이 외출을 했다.


포항 종합운동장 맞은편에 중국집으로 들어갔고 나는 짜장면을 시키려다 아빠가 간짜장이 맛있다며 간짜장 두 개를 주문했다.


생전 처음 먹어보는 간짜장이었다.


일반 짜장과 너무도 다른 신세계를 보는 맛에 나는 흡입하듯 간짜장을 다 먹었다.


20살의 그날 추억은 절대 잊히지 않는다.


그 뒤로 짜장 대신 간짜장을 시켜 먹는다.



기영이와 준엽이 형과 여행이야기부터 시작해서 육아와 돈 그리고 부자에 대한 쓸모없지만 재미있는 이야기들을 나누었다.


부자와 부유 그 차이가 무엇인지 논의하던 중 기영이 덕분에 그 정의를 내릴 수 있었다.


'부유'는 2대가 먹고 놀 수 있는 수준이고,


'부자'는 3대가 먹고 놀 수 있는 수준이다.


아직은 나는 부유의 '부(富)'자에도 다가서기 힘든 수준이지만 수입 파이프라인들을 만들어 꼭 여유를 넘어 부유가 되도록 노력하고 달성할 것이다.


그렇게 점심시간을 보내고 회사로 돌아와 다시 일을 시작했다.


신혼여행을 떠나기 전 많은 일들을 처리하고 가야 했기에 마음이 조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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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근하면서 저녁으로 오랜만에 회사 앞에 국수나무에서 기운을 북돋아주는 낙지 소고기 덮밥을 주문했다.


힘을 내려고 특별한 음식을 먹었지만 예전에 먹었던 맛있는 느낌이 없었고 다음부터는 먹지 않을 것 같았다.


음식이라는 것은 미각으로만 먹는 것이 아니라 그날의 분위기, 감정, 시각, 촉각, 청각 등 여러 감각으로 먹는 것이어서 항상 맛있을 수 없나 보다.


이렇게 또 하나의 음식이 내게서 멀어져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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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돌아와 식탁을 환하게 만들어주는 식물을 살펴주었다.


확실히 집 안에 식물들이 있다 보니 분위기가 살아난다.


무생물이 주는 분위기와 생물이 주는 분위기의 간극은 너무도 크다.


좀 더 많은 식물을 놓고 싶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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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돌아와 야근으로 지친 몸과 마음을 어떻게 달랠까 고민하다 오랜만에 잠들기 전 책을 읽기로 결심했다.


그래서 꺼내든 책


슬픔이 주는 기쁨 - 알랭 드 보통


2월의 책을 사면서 알랭 드 보통의 신작이 나온 것을 봤고 한치의 고민도 없이 장바구니에 담아 주문했다.


대학생 때부터 고민을 해결해 주고 마음을 치유해 준 알랭 드 보통의 책은 소장하기에 충분한 가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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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슬플 때 우리를 가장 잘 위로해 주는 것은 슬픈 책이고, 우리가 끌어안거나 사랑할 사람이 없을 때 벽에 걸어야 할 것은 쓸쓸한 도로변 휴게소 그림일지도 모른다.'


책의 뒷면의 이 문장을 보자마자 책이 내 가슴을 사로잡았다.


우리의 슬픔을 위로해 주는 것은 기쁨이 아니라 슬픔이라는 인생의 교훈을 다시 한번 떠올리게 된다.


침대에 앉아 책을 한 장 한 장 읽어내려갔다.


몇 장 읽지 않았음에도 매우 좋은 책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나는 주로 사람들에게 책을 추천해 줄 때 알랭 드 보통 책을 추천해 주곤 하는데 사람들은 약간 어려운 알랭 드 보통의 문장에 책이 어렵다고 이야기하기도 한다.


그래도 그 어려움 속에 인생의 교훈과 깨달음이 있기에 다른 누군가 책을 추천해달라고 하면 역시나 알랭 드 보통 책을 추천해 줄 것이다.


오랜만에 읽은 책 덕분인지 가슴 충만한 상태로 잠에 들 수 있었다.



고마워요 알랭 드 보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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