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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초곰돌이 Jan 31. 2024

이것이 바로 주부의 삶이다.

1.10


2024년 1월 10일 수요일



매일 점심을 먹고 나면 나는 저녁 메뉴를 고민한다.


이것이 바로 주부의 삶이다.


냉장고에 있는 식재료들을 하나하나 떠올리며 그 속에서 어떤 요리를 만들 수 있는지 생각해 본다.


그리고 그동안 인스타에서 봐왔던 해먹어 보고 싶은 요리들을 떠올린다.


이 두 가지를 두세 번 반복해서 생각하다 그래도 저녁 메뉴가 떠오르지 않으면 이제 저녁으로 먹기 싫은 메뉴를 생각해 본다.


한식, 일식, 중식, 양식, 국물 있는 것, 국물 없는 것, 고춧가루 들어간 것, 고춧가루 안 들어간 것 등등


여러 기준으로 메뉴를 생각한다.


하지만 쉽게 메뉴는 떠오르지 않는다.


미역국을 한 솥 끓여 3일 내내 미역국만 먹였던 엄마의 행동이 이제서야 이해가 간다.


역시 사람은 경험해 봐야 역지사지의 마음이 생기나 보다.


오늘도 역시 저녁 메뉴를 고민했다.


지현이와 집으로 가는 퇴근길 차 안에서 저녁 메뉴를 정하는 건 우리의 루틴 중 하나이다.


하지만 오늘같이 아버님의 도움이 있으면 그날 저녁 메뉴는 쉽게 해결이 된다.


아버님이 모다 아웃렛에 옷을 쇼핑하러 가고 싶다고 했고 우리는 함께 가기로 했으며 모다 아웃렛 앞 '길림성'에서 저녁을 먹고 가기로 했다.



길림성에 도착한 우리는 무엇을 먹을지 메뉴판을 보고 있었는데 아버님이 여기는 잡탕밥이 맛있다며 잡탕밥을 적극 추천하다 못해 자리에 앉기도 전에 잡탕밥 3개를 주문하고 있었다.


아버님 추천 음식은 언제나 성공적이기에 나는 잡탕밥 직진을 따르기로 했고 청개구리인 지현이는 짜장면을 주문했다.


지현이 덕분에 짜장면에 탕수육을 먹을 수 있었다.


그리고 잡탕밥은 맛과 퀄리티가 매우 뛰어났다.


우선 푸짐하다 못해 넘치는 해물이 들어갔고 너무 자극적이지 않은 소스가 꽤 마음에 들었다.


한 그릇을 다 비우고 나니 배가 풍선처럼 부풀어 오르며 심한 포만감이 느껴졌다.


오늘 저녁이 맛있게 해결되었다.


모다 아웃렛 쇼핑에선 특별히 건질 것이 없었고 결국 저녁만 해결된 모다 투어가 되었다.



아버님 집으로 함께 돌아오니 어머님이 만들어 놓고 가신 가래떡 한 상자가 준비되어 있었다.


가래떡은 갓 태어난 가래떡이 가장 맛있기에 김이 모락모락 나는 가래떡을 가위로 잘랐다.


그냥 먹어도 가래떡 본연의 맛이 입속에서 소용돌이쳤고 그 맛에 배부른 기분도 사라져 쉬지 않고 가래떡을 먹기 시작했다.


우리 집은 가래떡을 먹을 때 꿀에 찍어 먹는다.


그리고 지현이는 들기름이 들어간 소금 기름장에 가래떡을 찍어 먹었다.


한 번 들기름 소금장에 가래떡을 찍어 먹어봤지만 내 스타일은 아니었다.


영태는 간장에 가래떡을 찍어 먹는다는 말을 듣고 깜짝 놀랐다.


이처럼 다양한 가래떡 먹는 방식이 있지만 그래도 나는 일편단심 꿀이 제일 좋다.


한가득 챙겨가라는 어머님의 말에 가래떡을 소분하여 봉지에 한아름 챙겨갔다.


가래떡 부자가 된 기분이다.



내일 아침으로 가래떡을 먹을 생각에 절로 미소가 지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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