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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초곰돌이 Feb 07. 2024

자존감 높은 사람이 진심으로 칭찬할 수 있는 법이다

1.15


2024년 1월 15일 월요일



아령을 어깨에 진 듯 출근하는 발걸음이 무겁다.


어둑어둑한 도로를 주행하며 주변 차들을 빠르게 스쳐 지나간다.


차가운 공기가 코끝에 서리면 겨울이라는 것이 몸소 실감 난다.




네이버 시리즈 무협소설 장영훈 작가의 <절대회귀>를 연재한 부분까지 다 읽고 너무 재밌어서 뒤 내용이 아직 안 나온 것에 한탄스러움을 내뱉고 있었다.


엄청난 글맛 소설을 읽고 나니 다른 글들은 눈에 들어오지 않았고 절대회귀 이전 작품이자 완결작인 <전직지존>을 정독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소설 중에 이런 말이 나왔다.



"자존감이 높은 사람만이 누군가를 진심으로 칭찬할 수 있는 법이지. 나는 자네의 그 자존감이 부럽네."



내 머리를 쾅 때리는 문장이었다.


'나는 과연 누군가를 진심으로 칭찬한 적이 있었는가?'


순간 나 자신이 부끄러워졌다.


나는 겉으로 단단한 척하면서 속은 물렁한 홍시 같은 사람이었다.


곶감이 되어 단단해지고 싶었지만 홍시가 되어버린 감이다.



스스로 단단해지자.


그리고 남에게 진심 어린 칭찬을 건네보자.


24년은 그런 한 해가 되도록 해보자.




글밥 김선영 작가의 <따라 쓰기만 해도 글이 좋아진다.>를 읽고 있다.


필사를 연습하기 위해 고른 이 책은 여러 작가들의 주옥같은 한 문장을 소개해 주며 필사를 유도하고 그 글과 글쓰기에 관한 여러 좋은 팁을 말해준다.


'글을 이렇게 써라.'라고 말하며 설명만 적혔던 다른 글쓰기 책과는 다르게 정확한 예시와 작가의 생각이 잘 담겨있어 실질적으로 글쓰기에 도움이 되는 책이라고 느껴졌다.


생각해 보면 필사는 내가 예전부터 하고 있었던 활동이었다.


대학생 때 책을 읽으며 마음에 드는 문장과 기억하고 싶은 문장들을 나만의 독서 노트에 단어 하나하나를 펜으로 꾹꾹 눌러쓰며 작가의 생각과 내 생각을 종이에 담았다.


그런 내 독서 노트를 보며 독서모임의 한 친구는 나보고 책을 공부하듯 읽는다고 이야기하기도 했다.


그때부터였는지도 모른다.


다른 작가의 글을 옮기며 옮기는 인생이 아닌 나만의 글을 쓰고 싶다는 생각을 한 것이.


작년 목표 중 책 한 권 필사하기가 있었는데 한 장도 실천하지 못했는데 이 책을 통해 올 한 해 필사를 하며 필사의 즐거움을 다시 느껴봐야겠다.



책을 종이와 펜이 아닌 이렇게 키보드로 옮기는 것도 필사의 진화 형태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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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퀄'의 노트를 써보고는 생각이 달라졌다. 필감이 살아났고, 필사를 지속하고 싶은 마음이 살아났다. 필사를 떠올렸을 때 기분이 좋아야 한다. 귀찮은 게 아니라 설레어야 한다. 이때 도두가 제법 역할을 한다. 연필로도 볼펜으로도 써봤는데, 만년필만큼 오감을 충족하는 필기구가 없다. 글자를 쓸 때 사각사각 소리가 가려운 곳을 긁는 듯 시원한 쾌감을 준다."




공부할 때 예쁜 필기구가 있어야 그나마 공부하고 싶어지는 마음이 들듯 필사도 그렇다고 한다.



이 말에 제법 많은 공감이 되었다.



나도 예전 필사를 할 때 펜과 책을 먼저 샀었다.



그리고 나도 라미(LAMY) 만년필을 몇 년간 애용한 적이 있었다.



만년필을 쓰는데 관리를 잘 하지 못해 잉크가 손에 묻어 손가락이 101마리 달마시안이 되기도 했었다.



서점에 펜과 노트를 사러 가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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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쓰는 사람에게는 노는 것도 일이다. 매일 똑같은 하루를 겪고, 똑같은 음식을 먹고, 똑같은 사람을 만나면서 새로운 글을 쓰기 바라는 것은 변의도 없는데 변기에 앉아 힘을 주는 것과 똑같다. 안 해본 경험을 하며 자주 놀아봐야 전에 없던 글이 나온다."




다이어리를 글처럼 쓰겠다며 다짐한지 3년이 되어간다.



때로는 단순한 기록이 되기도 하고 했던 말을 또 하기도 한다.



초등학교 일기처럼 단순히 '맛있다.', '재밌다.'를 반복하지 않고 생각을 녹여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잘되지 않을 때가 있다.



아침에 수영을 하고(지금은 부상으로 못하고 있지만) 출근을 하고, 퇴근을 하고 집에서 저녁을 만들어 먹고 잠시 쉬고 나면 곧 잘 시간이 다가오는 하루가 반복되고 있다.



직장인이 되니 평일 일상들이 매우 단조로워진다.



그래서 평일 일기들은 대부분 저녁 음식 사진을 올리고 '맛있었다.'가 끝일 때가 많다.



단조로운 경험이 이런 단조로운 글을 만들어낸다.



책이라도 읽으면 이렇게 책에 관련된 내용을 정리하고 정리하다 보면 새로운 글들이 떠오르는데 막상 퇴근하고 책을 읽기란 여간 쉬운 일이 아니다.




글을 더 잘 쓰기 위해 책은 공기와 같은 필수재인데 가끔 진공 속에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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