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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초곰돌이 Feb 13. 2024

책은 소리가 되어서야 살아나는 꽃 같은 존재다.

1.16


2024년 1월 16일 화요일



"입술로 소리 내어 책에 대해 말하면, 책을 말하는 사람도 듣는 사람도 내용에 더 잘 몰입하고 오래 기억한다. 책이 삶 속으로 뚜벅뚜벅 걸어 들어온다. 삶으로 들어온 책은 나를 구성하는 생각 세포가 되어 결국에는 글로 표현된다. 글을 잘 쓰려면 많이 읽고, 많이 쓰고, 많이 생각해야 한다는 송나라 구양수의 말은 너무나 유명하다."




책을 읽고 그 책을 글이 아닌 소리로 설명하게 되면 책은 더 이상 죽은 글자가 아니라 살아있는 음정이 된다.


예전 독서 모임을 하면서 그것을 잘 느끼기도 했고, 지현이와 함께 책을 읽으며 서로 읽은 책에 대해 말하다 보면 그 순간이 유화의 한 풍경이 된다.


평생 독서토론을 함께 할 수 있는 지현이가 있어 내겐 큰 축복과 행운이다.


작년 말에 <소비의 사회> 책을 읽었다.


프랑스 작가가 쓴 이 책은 철학과 사회학 그리고 경제학이 어우러지며 프랑스 특유의 매우 복잡하고 애매모호한 글로 읽고 이해하기 힘들었다.


읽을 때마다 지현이에게 오늘 읽은 내용에 대해 말해주었다. 


말을 하면서 나도 이해하지 못했던 책의 내용들이 저절로 퍼즐 맞춰지며 책을 더 깊게 이해하게 될 수 있었다.



책은 글로만만 존재가 아닐지도 모른다.


책은 소리가 되어서야 비로소 살아나게 되는 이름이 불리는 꽃 같은 존재이다.





오늘의 달이다.


365일 하늘에 떠 있는 달들 중 단 하루일 뿐인 0.27%의 달이지만 0.27이 있어서 비로소 1이 될 수 있는 달이기도 하다.


아무 의미 없는 하루는 없다.


하루가 있어야 1년이 완성되고, 하루가 없으면 우리의 1년도 없어 시간은 완성되지 않을 것이다.


0.27%의 하루는 숫자로 보면 미미하지만 그 하루들이 모여 소중한 인생을 만든다.


그래서 하루를 허투루 보내지 말아야 한다.


오늘 누워서 허비했던 하루는 나중에 후회할 소중한 시간이다. 



오늘의 저녁은 '삼겹살 수육'이다.


큰 냄비에 물과 함께 양파, 파, 마늘을 넣고 된장과 후추 그리고 월계수 잎을 넣은 후 40분을 끓이면 완성된다.


수육은 그 어떤 음식보다 만들기 쉬운 음식이다.


고기를 먹고 싶은데 구워 먹자니 집 안에 냄새가 많이 나고 그렇다고 먹고 싶을 때 안 먹을 수 없는 그런 날에 만들어 먹기 좋은 음식이기도 하다.


그래서 우리는 수육을 많이 만들어 먹는다.


나는 앞다리살 수육을 좋아하지만 지현이는 삼겹살 수육을 더 좋아하기 때문에 오늘은 삼겹살 수육이 당첨되었다.


정말이지 지현이 맞춤 전용 셰프만이 할 수 있는 일이다.


어머님이 만들어주신 무생채가 수육과 어우러져 환상의 짝꿍이 탄생했다.


수육은 상당히 맛있었지만 나중엔 먹기 힘들었다.


삼겹살의 비계가 만들어낸 느끼함이 약간 거북해져 왔다.


나는 너무 기름진 음식을 먹으면 종종 두통이 찾아온다.


왜 그럴까?


밥을 맛있게 다 먹고서 타이레놀 한 알을 먹으며 기름이 만들어낸 두통을 가라앉혀보았다.


다음엔 앞다리살 수육을 만들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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