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초곰돌이 Jul 02. 2024

수영의 큰 매력은 물속에서 느끼는 속도감이다.

2.14


2024년 2월 14일 수요일




노트북을 열고 5분 이상 멍하니 쳐다보고 있었다.


'무슨 내용을 적어야 할까.'


단순한 기록 글을 나열하긴 싫고 그렇다고 너무 정성 들이기엔 에너지가 부족한 현상 속에 안갯속에 갇힌 것처럼 글감의 함정에 빠져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었다.


10분 여가 지나자 아무 단어를 적기로 결심했다.


'한 편의 책을 쓰기 위해선 우선 첫 번째 단어를 적어야 한다.'라는 유명한 글의 명언에 따라 지금 겪고 있는 현상을 적기로 했다.


사실 매번 말하는 말이지만 나의 일상 글이 계속해서 밀리고 있다.


오늘의 일을 오늘 적고 싶지만 근 한 달이 밀려있다.


한 번은 2주 정도 따라잡은 적이 있었지만 마치 우사인 볼트와 마라톤 하듯 글과 오늘의 격차는 저 멀리 벌어지게 되었다.


오늘도 치킨을 먹고 소파에 앉아있다 갑자기 잠이 찾아와 한 시간여 잠을 자고 일어나 겨우 책상에 앉아 노트북을 핀 상태이다.


3월의 중순에서 2월의 중순을 바라보는 중이다.



허리 디스크와 지현이의 손목 깁스 후 드디어 근 두 달 만에 수영장에 가는 날이다.


언제나 수영은 나와 함께 있었는데 이렇게 두 달 동안 수영을 쉰 적은 수영을 시작한 이래로 7년 동안 처음 있는 일이다.


대 코로나 시대 수영장이 한 달 동안 문을 닫아 어쩔 수 없이 수영을 못 했던 적은 있었다.


정말 건강이 제일 중요하다는 것을 건강을 잠시 잃고 나서야 깨닫는 우둔한 인간이다.


수영의 매력은 하루 종일 말할 수도 있지만 그중에 가장 큰 매력은 물속에서 느끼는 속도감이다.


물의 점성을 가르며 몸의 굴곡을 따라 벡터(vector)로 움직이는 물의 스트림라인(steamline) 느낌은 수영을 해본 사람만이 알 것이다.


다행히 두 달 쉬었지만 7년의 수영은 나를 배신하지 않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물감을 금방 찾을 수 있었다.


아침 수영을 하고 난 후 그 개운함 속에 여느 때보다 상쾌한 하루를 시작할 수 있었다.



두 달의 수영 휴식과 설날 이후 내 살은 인생 최고 몸무게를 찍고 있었다.


눈을 아래로 내렸을 때 보이는 뱃살이 내 기준에서 정말 봐줄 수 없을 정도였다.


이젠 미룰 수 없다. 


너와 나의 다이어트.





작가의 이전글 식물을 키우건 정성이 많이 가는 일인지 알지 못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