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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초곰돌이 Jul 04. 2024

그럼 오늘의 저녁은 무엇을 먹지?

2.21


2024년 2월 21일 수요일




일상이 반복되면 그것이 곧 습관이 되기도 한다.


특별한 것이 없어지면 평범한 것들은 당연한 것이 된다.


우리의 저녁 메뉴도 그렇다.


항상 무엇을 먹을지 고민하지만 돌고 돌아 익숙한 것을 찾게 된다.


그 익숙한 것이 맛있긴 하지만 어느 특별함 하나 찾아볼 수는 없다.



한번, 우리의 미각 점수를 1~10점으로 매길 수 있다고 생각해 보자.


그리고 미각 점수 5의 기준을 엄마가 해준 음식의 맛이라고 가정해 보자.


스스로 밥을 차려먹는 지금 최소 몇 점의 미각 점수를 만족시켜야 저녁 메뉴를 잘 먹었다고 생각할 수 있을까?


이전에는 5를 넘은 6 또는 7의 음식을 만들어 먹기 위해 노력했던 적이 있었다.


하지만 노력이라는 것은 우리의 행동력을 소모하는 일이고, 노력으로 보상받는 도파민 분비는 반복되다 보면 그 양이 줄어 이전만큼의 큰 영향력을 행사하지 않는다.


항상 맛있게 해먹었던 요리들도 시간이 지나면 그저 그런 맛이 되어버리고 만다는 말이다.


7의 점수였던 음식은 결국 5가 되고 반복이 늘어가면 더 낮아지기도 한다.


인간이 음식으로 얻는 행복의 비중이 크다는 것을 생각하면 낮은 점수의 음식을 먹는 것은 곧 인생의 행복과 직결되기 때문에 쉽사리 낮은 점수의 음식을 먹을 수 없다.



여기서 우리는 중대한 한 가지 고민을 하게 된다.


그럼 오늘의 저녁은 무엇을 먹지?


그렇게 고민하고 고민하다 결국 정신력이 바닥난 우리는 가장 익숙하면서 평범하고 그리고 최소한의 맛과 행복을 선사해 주는 음식을 찾게 된다.


고민의 결과가 바로 대패 삼겹살이다.


굽기만 하면 마이야르 반응으로 익어진 고기는 우리 혀에 나쁘지 않은 감동을 선사한다.


거기에 여러 야채들을 더하면 약간의 시너지 효과로 인해 때로는 5의 미각 점수를 넘기도 한다.


맛있긴 하지만 큰 보람과 노력이 없는 음식은 결과론적으로 잘한 선택일지는 모른다.


언제나 무엇을 먹어야 하는지에 대한 인간의 본능적이고도 지능적인 고도의 고찰은 하루하루 인생을 살아가기 힘들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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