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보기 힘들어진 작은 동전 하나
어릴 적 주머니 속에 조그마한 내 다섯 손가락 사이에서 움직이는 동전들을 만지작거리면 나는 왠지 모르게 부자가 된 기분을 느끼곤 했다.
10원, 50원, 100원 그리고 500원의 다양한 동전들이 내 손위에 펼쳐지면
과자도 살 수 있었고, 아이스크림도 먹을 수 있었고, 갖고 싶던 장난감도 모두 살 수 있을 것 같았다.
지금 생각하면 매우 작았고 그때는 매우 많아 보였던 용돈을 아끼고 아낀 후 차곡차곡 모아 주머니에 동전들을 한가득 넣고 장난감을 사러 뛰어가는데 동전의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점점 흘러내리는 바지를 부여잡고 해맑게 미소를 지었었다.
10원이 더 있길 바랬고, 놀이터 흙속에 숨겨져 있다가 반쯤 보이는 10원을 보고 마치 심마니가 된 듯 기뻐했다.
클 대로 커버리고 알 것을 다 알아간 지금은
동전은커녕 주머니에 현금도 잘 들고 다니지 않지만
그래도 길을 걷다 우연히 정말 우현히 바닥에 떨어진 10원짜리 동전이라도 발견하면
다른 사람들은 무심코 지나가더라도 굳이 허리를 숙여 바닥에서 주인을 기다리는 10원을 줍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