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
2024년 3월 5일 화요일
프랑스 시인 샤를 보들레르의 <악의 꽃>은 제목만 많이 들어봤었다.
조승연이 자신의 인생을 바꾼 책 중에 하나라고 극찬을 하기도 했고, 오펜하이머가 핵실험을 하기 전 마음을 안정시키기 위해 읽었던 책이었다고도 한다.
이전에도 책 제목은 많이 들어봤었는데 많은 사람들이 최고의 책으로 추천하기에 읽어보고 싶었다.
<악의 꽃> 책도 버전이 여러 가지라 어떤 책을 사야 할까 고민하던 중에 프랑스 유명 화가인 '앙리 마티스'가 삽화를 그리고 엮은 책이 있다고 해서 이 책으로 결정하고 한 권을 샀다.
파리 오랑주리 미술관에서 앙리 마티스 그림을 살짝 본 적이 있어서 더욱 마음이 갔는지도 모른다.
앙리 마티스는 샤를 보를레르의 시를 매우 좋아했다고 한다.
그래서 수많은 보를레르의 시들 중 자신이 좋아하는 시들에 삽화를 그렸다고 한다.
알랭 드 보통의 책을 읽을 때 느꼈지만 프랑스어는 문장이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느낌이 많이 달라지는 것 같다.
다행히 이 책은 번역가가 샤를 보를레르를 매우 좋아하고 이전에 시 번역을 한 적이 있으며 이번에 앙리 마티스 에디션을 번역하면서 지난 책들의 어색했던 표현들을 최대한 수정했다고 하니 살짝 기대를 해보고 있다.
나 그대를 밤의 창공처럼 연모한다오.
오 슬픔의 꽃병이여, 오 짓누르는 침묵이여,
아름다운 그대가 피하면 피할수돌 나 더 빠져들고
그대가 나의 밤을 수놓을 때도
나를 비웃듯 거대한 푸른 공간 더욱 커져 가오,
내 손길이 닿을 수 없을 만큼.
나는 공격하듯 전진하고 돌격하듯 기어오르리라,
마치 사체를 따르는 벌레 때처럼.
오 잔인하고 무자비한 야수여! 나는 간직하리라.
나를 더 반하게 하는 그대의 냉혹함까지.
우리는 김소월이나 윤동주처럼 부드럽고 서정적인 시들을 자주 접하곤 한다.
시는 부드럽고 은유와 비유적이며 초원에서 살랑이는 풀잎처럼 부드럽다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샤를 보를레르의 시를 읽으면 뭔가 가슴이 웅장해지는 기분이 든다.
격정적이고 웅장하며 휘몰아치는 느낌이다.
다른 매력에 점점 스며들고 있다.
진주빛 넘실거리는 옷을 입고
걸을 때도 그녀는 춤을 추는 듯,
재주꾼 곡예사의 기다란 뱀이
박자 따라 막대 끝에서 몸을 흔들 듯.
푸른 사막의 하늘과 푸석한 모래가
모두 인간 고뇌에 관심이 없듯,
물결 그물을 펼치는 바다처럼
그녀도 담담히 발길을 딛네.
촉촉한 그녀의 눈은 보석 같은 매력을 담고,
야릇하고 상징적인 천사의 순결함과
예스러운 스핑크스가 어우러져,
금과 강철과 빛과 다이아몬드로 만든 듯
닿지 못할 별처럼 영원히 빛나네,
순수한 그녀의 도도한 위엄이여.
이 시를 읽으며 구체적인 이미지가 떠오르지는 않았지만 그냥 가슴에 와닿았던 시다.
샤를 보를레르의 시를 한 편 외우라고 한다면 이 시를 외워보고 싶다.
몽글몽글하지만 안개 같고 어렴풋이 잡힐듯하지만 잡히지 않는 그 형언할 수 없는 느낌이 바로 시의 매력인가 보다.
언제나 잘 먹는 중이다.
아무거나 먹었던 지난 20대와 달리, 30대가 되고 나니 잘 먹으려고 노력 중이다.
음식 하나하나에 컨디션과 기분이 많이 달라지는 것을 몸소 체감하는 중이다.
활력을 얻기 위해 건강하고 보양되는 음식을 먹어야 하고, 기분이 나아지기 위해 맛있는 음식을 찾아 먹어야 한다.
억지로라도 그렇게 해야 한다.
그래야 내가 괜찮아진다.
오늘도 여전히 잘 먹으려고 노력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