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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초곰돌이 Oct 27. 2024

'생각과 행동의 시간 차이를 짧게 하라.'


2024년 5월 31일 금요일


날씨가 좋아 놀러 가는 날은 기분이 좋아진다.


오늘은 특별히 조금 멀리 떠나 공주로 떠나보기로 했다.


동학사로 향하는 고가도로가 새로 생겼지만 오늘 처음 그 길을 가보기도 하고 동학사로 가는 길 옆으로 빠져 쭈욱 가다가 나오는 어느 한 카페로 향했다.


평일 낮이라 사람이 적었고 여유롭게 자리를 잡은 후 우리는 음료와 디저트를 주문하고 앉아서 수다를 주고받았다.


어떤 이야기가 오고 갔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그저 그 순간에 온도가 좋았고 햇볕이 따스했으며 즐거운 데시벨의 웃음소리가 소프라노처럼 널리 퍼졌다는 것뿐이다.



카페 앞에서 치명적인 척하는 멍청한 표정도 지어보았다.


사진 찍을 생각은 없었는데 어쩌다 보니 연주 덕분에 우리도 사진을 한 장씩 남길 수 있었다.


결혼 후 언제부터인가 사진을 잘 남기지 않게 되었다.


서로 놀러 가도 그 순간을 즐기고 노는데 집중했고 인물 사진을 찍을 생각이 잘 들지 않았다.


왜 어른들이 나이가 들어갈수록 본인들의 사진이 몇 장 없는지 간접적으로 알 수 있을 것 같다.


인물 사진에 흥미가 떨어져 인생 샷과 멀어지는 것을 보니 이것이 나이가 들어가는 것인가 보다.



카페에 갈 때면 언제나 똑같은 준비물을 챙겨간다.


검은색 메르시 에코백 속에 책 한 권과 그리고 나의 신상 물품인 맥북과 가죽 케이스.


모두 다 사연이 깊은 물건들이라 내가 많이 좋아하고 있다.


앉은 자리에서 밀린 블로그를 5개나 쓰기도 했다.


한 번 쓰면 잘 쓰게 되는데 그 한 번이 가끔 힘들 때가 있다.


머릿속에 떠올랐을 때 바로 행동에 옮겨야 한다.


갑자기 나의 예전 좌우명이 생각난다.


대학생 때 세운 나의 잊어버렸던 좌우명.



'생각과 행동의 시간 차이를 짧게 하라.'



우리가 해야 할 이유는 하나인데 하지 않아도 될 이유는 시간이 흐를수록 수천, 수만 가지로 불어난다.


그래서 안 할 이유가 더 불어나기 전에 해야 한다.




하우스 밖으로는 해가 지면서 붉은 노을을 그려내고 있었다.


구름 사이로 천천히 떨어지는 붉은 해는 긴 파장의 붉은빛을 뿜어내며 스스로의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었다.


골든 타임이라고 불리는 이 시간대는 붉다 못해 세상을 금빛으로 물들이는 순간이다.


붉고 금처럼 반짝이는 빛들이 물이 찰랑이는 논 위에 부딪혀 보석처럼 빛나고 있었다.


아름다운 순간을 보면 괜히 가슴이 순두부처럼 연해져 몽글거린다.


이런 순간들로 채우는 하루는 기분이 좋아진다.


더 나의 순간들을 찬란하게 채워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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