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21일 화요일
유튜브 알고리즘은 언젠가부터 우리에게 혁명을 가져다주었다.
한 영상을 보고 나면 그와 비슷한 영상을 끊임없이 추천해 준다.
나의 알고리즘은 예전에 과학 영상이 많이 나왔고 신서유기가 많이 나왔고 유튜브 아이디를 같이 공유하는 지현이 덕분에 브이로그 영상이 많이 나오기도 했다.
요즘 알고리즘을 살펴보면 주로 지식과 자기 계발에 관련된 내용들이 많이 나온다.
특히 '조승연의 탐구생활'과 '장동선의 궁금한 뇌' 영상은 항상 뜨는 항목이다.
일을 하면서 유튜브를 본다는 것은 이제는 내게 너무 익숙한 일이지만 다른 직장인들이 보면 매우 부러운 일일 수도 있다.
반복적이고 지루한 작업을 계속하다 보면 뇌에선 도파민 분비가 줄어들고 얼른 도파민을 분비시키라며 내게 명령한다.
그럴 때마다 유튜브를 틀어놓고 일을 한다.
사실 거의 항상 어떤 영상이든 틀어놓고 일한다고 해도 무방하다.
아무튼 오늘은 유튜브 알고리즘이 추천하는 영상을 살펴보다가 조승연의 탐구생활에서 꽤 흥미로운 주제의 영상을 발견했다.
뇌과학적으로 T와 F에 대해 분석하고 설명해 주는 이야기였다.
어쩌다 보니 MBTI로 사람을 판단하고 선을 가르는 시대가 되어버린 우리나라에서 꽤 흥미로워질 수 있는 영상인 것 같다.
뇌과학적으로 공감에는 감정적 공감과 이성적 공감으로 나누어진다고 한다.
영상 내용을 보면서 F는 감정적으로 타인에게 공감을 표시하고 T는 T 나름대로 이성적으로 타인에게 공감을 표시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리가 T 적인 반응을 보인다고 그 사람이 공감을 안 하는 것이 아니라 나름의 이성적 공감을 표현하는 것이라고 한다.
그러면서 공감을 잘하는 사람들은 어떤 특징이 있는지 연구결과를 이야기해 주었다.
자신에 대한 공감을 잘 할수록 타인에 대한 공감 능력이 더 올라간다고 한다.
자신을 잘 돌보는 사람일수록 타인을 더 신경 쓰고 배려해 줄 수 있다는 말에 큰 공감과 울림을 만들었다.
자신을 먼저 챙기고 신경을 쓸수록 타인과 더 잘 어울리게 되고 더 나은 인생을 살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18분의 짧은 영상을 다 시청한 후 유튜브 알고리즘은 이어지는 다른 연관된 영상을 추천해 주었다.
뇌과학 영상을 보고 나서 인지심리학자와 뇌과학자가 나온 '똑같은 돈으로 남들보다 훨씬 행복해지는 법'을 추천해 주었고 내가 자주 보던 김경일 교수와 장동선 박사가 나오기에 재생을 안 할 수 없었다.
돈을 사용하는 소비라는 행동은 우리 인생에서 절대 빼놓을 수 없는 항목이다.
우리는 소비를 통해 인생을 살아가고 나라는 것을 규정할 수도 있으며 언제나 소비 속에 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렇다면 개인마다 한정되어 있는 돈을 어떻게 써야 그 속에서 행복을 누릴 수 있을까?
영상에서는 가장 행복을 느낄 수 있는 소비는 자신이 좋아하는 것에 소비를 하는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누구나 관심 있고 좋아하는 분야는 다르다.
혹자는 명품을 소비하는 조세호를 보고 악플을 달기도 하지만 명품에 관해 이야기하는 조세호의 표정과 말을 보면 정말 그것을 좋아하고 돈을 모아서 사는 것에 행복을 느낀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자신이 알고 쓰는 돈이 자신에게 행복을 가져다주는 것이다.
다시 말하자면 내가 좋아하는 것에는 얼마든지 큰돈을 쓸 수 있고 그 돈은 아까운 것이 아니라 좋은 소비인 것이다.
나의 소비 속에 내게 큰 행복을 가져다주는 소비가 무엇이 있는지 생각해 보게 되었다.
최근 소비를 생각해 보면 맥북이 내게 소비 금액 이상의 행복을 가져다준 것 같다.
활용도가 블로그 쓰고 글 쓰는 것 밖에 하지 않고 있지만 그것만으로도 큰 만족감과 행복을 주고 있기에 전혀 아깝지 않은 소비였다고 생각한다.
이렇게 소비를 생각해 보면 가격의 고저를 떠나 그 소비가 내가 정말 원한 것인지 아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본다.
김경일 교수가 인지심리학적으로 이야기했던 접근 동기와 회피 동기가 생각난다.
내가 정말 원하는 것은 접근 동기이고, 남들은 가지고 있는데 나만 없어서 갖고 싶은 것은 회피 동기라고 한다.
회피 동기가 아닌 접근 동기의 소비를 하도록 노력해 보자.
"세상에는 많고 많은 에세이가 하루가 멀다 하고 쏟아져 나오기 때문에, 딱히 내가 쓰는 에세이가 기 출판된 에세이와 어떤 점에서 차별화될 수 있을지 확신할 수가 없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좋은 에세이를 쓸 수 있을까. 나는 그 답이 '거리 두기'에 있다고 생각한다. 자기 얘기를 쓰되 주제에 맞는 일화를 선택해, 자신을 적절히 드러내며 쓴 에세이가 잘 읽히고 감동을 준다. 그러려면 쓰기 전에 일단 구상을 해보는 게 좋다.
1. 이 글을 통해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은가.
2. 메시지 전달을 위해 내게 있었던 일을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밝힐 것인가.
"
글을 쓰는 것을 좋아해 단편 소설도 써보고 수필도 써보고 에세이도 써보는 일을 많이 했다.
산문과 필보다 에세이는 나름의 정해진 형식과 메시지가 있어 깊은 고민을 하지 않으면 어려운 글 종류라고 생각한다.
더 좋은 에세이를 쓰고 싶어 하는 한 사람으로서 이 책을 읽으며 많은 팁과 용기를 얻는다.
나의 에세이를 다시 써 내려가 보자.
"이런 시대에 베스트셀러 순위에 에세이가 자주 오르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이제 독자는 자신과 비슷한 사람의 특별할 것 없는 일상의 이야기를 보고 싶어 한다. 이런 독자에게 공감받는 에세이를 쓰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있는 그대로' 쓰면 된다. 진솔하게, 구체적으로, 내 앞에 펼쳐진 삶을 쓰면 된다. 내가 부여받은 하루하루에 내가 어떻게 대응하는지를 진솔하게, 구체적으로, 써 내려가면 된다. 솔직함과 디테일, 이 두 가지가 핵심이다."
나의 이야기를 진솔하게, 구체적으로, 내 앞에 펼쳐진 삶을 쓰고 있다.
때론 그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나는 누가 뭐라 해도 나만의 일상과 글을 이렇게 남기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 글이 조금 더 널리 퍼지도록 해보자.
"(중략) '고전'으로 회자되며 몇백 년 동안 끈덕지게 읽히는 소설들에 유독 몇 장씩 이어지는 공간 묘사나 기후 묘사, 인물의 와양 묘사가 많은 것은 이 때문이다. 공간과 기후와 인물의 외양을 구체적으로 그려 보여줄수록, 소설가가 내세운 장소와 기후와 인물이 '진짜'처럼 체감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소설을 쓰는 방법에 대해 설명하는 문장이다.
이 글을 읽자마자 예시로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이 생각났다.
하루키의 소설을 읽다 보면 정말 이런 이야기까지 해야 하나 싶을 정도로 설명이 많다.
그리고 그 설명들이 퍼즐처럼 모여 완성되면 어느새 우리는 하루키가 만들어 놓은 세계가 진짜라고 믿으며 책 속으로 흠뻑 빠져들어간다.
설명과 설명이 모여 세상을 창조하는 것이다.
글을 쓰면서 그 설명을 구체적으로 한다는 게 얼마나 어렵고 시간이 많이 걸리며 건축가처럼 정교한 설계도가 필요한 것을 알기에 하루키의 글을 일다 보면 새삼 대단하다는 것을 여러 번 느낀다.
유튜브를 보고 일을 하고 책을 읽고 다시 일을 하고 유튜브를 보다가 퇴근을 했다.
자신을 학교로 데리러 와달라는 연주의 외침에 우리는 퇴근 후 한밭대로 향했다.
수업을 듣는 건물 앞에 주차를 하고 대학교의 풍경을 느껴봤다.
우리의 대학 시절은 서로 다른 시간과 공간 속에서 마주쳤어도 서로를 알지 못한 채 다른 시간선으로 흘러갔지만 지금은 서로의 시간선이 만나 함께 둘만의 세상을 만들어가고 있다.
지현이와 이렇게 대학교 속에 들어와 있으니 서로 대학생이 된 기분이었다.
대학교가 주는 젊음의 열기 속에 우리도 덩달아 젊어진 기분이다.
가끔 젊을 때로 돌아가고 싶지만 지금의 행복을 다시 찾지 못할까 봐 시간 여행이 두렵기도 하다.
과거로 돌아간다면 우선 수영과 테니스를 바로 시작하고 경제적 자유를 찾기 위해 비트코인과 폭등하는 주식을 시작할 것이다.
그러고 나서 나의 삶을 살다가 2020년에 지현이를 찾아가야지.
즐거웠던 시간을 더 즐거운 시간으로 만들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