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에게 병원이란 쉽게 갈 수 없는 장소다.
보통 근무 시간은 9-6이고, 병원의 운영 시간은 10-6이다.
직장인은 아프면 자기 연차를 쓰고 병원에 가야 한다.
아픈 것도 서러운데 소중한 연차에 회사 눈치까지 보니 이보다 서글픈 일이 어디 있으랴.
은행도 병원과 마찬가지다.
직장인은 그저 개인의 업무는 보지 못하고 회사의 업무만 보도록 만들어진 톱니바퀴 같은 존재인가.
참으로 서글픈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래도 요즘은 일은 무조건 9-6로 해야 한다는 사고방식이 변하고 있다.
당장 우리 회사만 봐도 주 5일 근무가 아닌 주 4.5일 근무를 시행하고 있고, 거기에 유연근무제를 하고 있다.
출근과 퇴근 시간을 조정하며 때론 월-목에 근무를 몰아 금요일에 출근하지 않기도 한다.
그래서 다른 회사보다 시간적 탄력성이 높아졌고 조금 더 자신의 생활에 더 투자할 수 있게 되었다.
오늘은 아침부터 병원에 갔다.
스타벅스에 들러 커피를 마셨고 진료를 보면서 건강해지길 바랐다.
병원에 오면 괜히 마음이 간절해진다.
절과 성당 같은 성스러운 종교적 건물에 들어온 듯 마음이 경건해지며 자신도 모르게 기도하게 된다.
모든 일이 잘 풀리길 바라면서.
인생이 바라는 대로 항상 이루어질 수 없다는 사실은 잘 알지만 그래도 이번만큼은 바라는 대로 이루어지길 바라본다.
지금껏 바라는 대로 이루어지지 않았으니 그에 대한 보상 작용으로 한 번만 도와주길 바라본다.
병원에 가면 그냥 간절한 마음이 생긴다.
알 수 없는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