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일기
선물 받은 호접난. 꽃을 오래 보다가 꽃이 지자 세 개의 분으로 나누어 심었는데, 시들시들하여 죽어 가는 줄만 알았다.
그런데, 오늘 아침 문득 보니. 오 마이 갓 ! 그 중 하나의 분이 꽃을 피워내고 있지 않은가. 작고 예쁜 꽃몽우리를 세 개나 달고, 큰 화분 틈서리에서 고개를 내밀고 살포시 웃는다. 저를 방치한 나를 비웃기나 하듯.
아~ 나는 성급하였으나, 저는 끈질겼다. 나는 오늘 꽃 앞에서 한없는 초라함을 느끼고, 저는 점점 더 화려한 색으로 변해가며 못난 나를 깨우려 줄 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