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화첩단상

분재

by 이종민




정비공장에 차를 맡겨놓고 시간을 보낸다. 문득 눈에 든 화분. 이름 모르는 나무 한 그루 심겨 있는데, 아름답다는 생각보다 안타까움이 앞섰다. 저 나무가 여전히 산 속에 있었다면, 지금쯤 덩치가 어느 정도일까? 그리고 둥치, 곁가지와 잎은 또 어떤 모습일까? 속박 당한 자유.


사람에 대하여 생각한다. 오래전 아이들을 키울 때의 기억이 오버랩 되는 것은 무슨 이유인지? 아이들이 나무였다면, 나는 화분이었을까 산이었을까? 혹 아이들을 키우던 나의 모습이 분재를 가꾸는 사람의 모습은 아니었을까? 성공한 아이를 바라보며 웃음 지을 잠시의 환희를 꿈꾸는.


밖에서 들리는 소리에 생각을 멈춘다. “차 다 고쳤어요.” 차는 금방 고쳤는데, 내 생각을 고치는 데에는 꽤 오래 걸렸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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