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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화첩단상

산책길

2922. 04. 24

by 이종민

묵묵히 걷다가 듣게 된 말. “아빠! 저리로 가 볼래” “안돼! 이 쪽 편안한 길로 가.” “에이~” 결국 아이가 졌다.


생각한다. 이미 지나간, 내가 인도받고, 또 내가 인도해 준 길에 대하여. 편안하고 익숙했던 길과, 어쩌면 놓치고 말았을 다른 길에 대하여. 그리고 손을 잡아 준다는 것의 의미에 대하여도.


그러다 보니 소녀와 아버지가 사라졌고, 나는 정신을 차리고 내 갈 길을 쳐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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