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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화첩단상

갑오징어

2022. 06. 15

by 이종민

갑오징어 세 마리 삶아서 소주와 함께 먹으니 옛 생각이 솔솔… 추려낸 등뼈 햇살에 말렸다.


내 할아버지께서는 이 생선을 ‘박식이’라 하며, 마치 사람 이름을 부르듯 불렀다. 곁에서 나는 박식이 등뼈에 돛을 달고 물에 띄우곤 하였다.


유월 햇살에 박식이 등뼈가 마르면, 내 서랍에 넣어 두기로 한다. 할아버지 생각이 날 때마다 꺼내어 바다 냄새를 맡으면 좋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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