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12.24
제사를 한 날로 합친 지 두 번째다. 서울서 큰 조카가 내려와 제사를 집전하니, 장손인 형이 짐을 많이 덜었다. 그러고 보니 우리집 제사 풍경도 많이 바뀌었네. 음식 차림이 줄고, 제사 도중 농담과 웃음이 자연스레 흐르니. 세월인지 우리가 무디어 가는 지 모르겠다.
그럼에도 제사 뒷 이야기는 비슷한 주제로 이어진다. 형, 누나, 동생, 우리 형제가 어린 시절 바닷가에서 자란 공통점 때문. 오늘은 특히 말린 생선이 주제가 되고, 우리들 만의 단어들이 밥 상에 가득하다. ’쏨뱅이, 꺽더구, 쑤기미, 삼식이, 팅수….’ 생선 족보에 저마다 한 마디씩 거드는 가운데에, 어릴 적 맛의 기억이 아지랭이처럼 피어 오르고….
그 너머로 아버지 어머니가 빙그레 웃고 계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