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 기획자

문화예술의 리더십, 철학과 현실 사이에서

by 예술짱

“정치란 인간의 삶을 아름답게 만드는 기술이어야 한다.”

— 아리스토텔레스


문화예술 정책은 단순한 행정의 영역을 넘어, 지역의 정체성과 시민의 감수성을 빚어내는 섬세한 작업이다. 이 작업의 중심에는 지자체장이 있다. 그의 철학과 의지가 문화의 방향을 결정짓는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우리 사회는 아직도 문화예술을 정치의 부속물로 여기는 경향이 짙다. 기관장 역시 정치의 바람에 흔들리며, 예술이 아닌 권력의 논리에 따라 움직인다.


리더십이란 모든 것을 아는 것이 아니라, 모든 것을 맡길 줄 아는 지혜다. 플라톤은 『국가』에서 이상적인 통치자는 철학자여야 한다고 했지만, 현실의 리더는 철학자가 아니더라도 최소한 열린 귀와 겸손한 마음을 가져야 한다. 전문가를 알아보고, 그들을 적재적소에 배치할 수 있는 안목이야말로 진정한 정치의 기술이다.


하지만 선거의 논공행상으로 임명된 인사들이 문화예술의 현장을 맡게 되면, 그곳은 더 이상 창조의 공간이 아니라 의전과 갑질의 무대가 된다. 전문성 없는 권력은 불안하고, 불안한 권력은 측근을 찾는다. 그렇게 조직은 위만 바라보게 되고, 지역민은 문화의 혜택 대신 행정의 그림자를 마주하게 된다.


“무지한 자가 권력을 쥐면, 그 사회는 퇴행한다.”

— 소크라테스


문화는 하루아침에 피는 꽃이 아니다. 그것은 오랜 시간, 올바른 토양과 정성스러운 손길이 있어야만 자라나는 나무다. 그러나 수준 낮은 리더십은 그 나무를 뿌리째 흔들고, 몇십 년의 성장을 단숨에 퇴행시킨다. 문화예술은 정치의 도구가 아니라, 정치가 보호해야 할 대상이다.


결국, 깨어있는 시민만이 깨어있는 리더를 선택할 수 있다. 지역의 문화는 그 지역민의 수준을 반영한다. 우리가 문화예술을 진심으로 사랑한다면, 그 시작은 올바른 리더를 선택하는 일에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눈부신 문화의 진화 속, 우리가 놓치고 있는 것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