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을 보는 기준

그 모호함 속의 진실

by 예술짱

예술을 해오며 나는 내. 작품에 자주 싫증을 느꼈다. 익숙함은 나를 지루하게 했고, 낯선 도전은 언제나 나를 자극했다. 평범함을 거부하는 이 감각은, 어쩌면 예술적 삶을 살아가는 자의 숙명일지도 모른다. 선택의 매 순간마다 나는 더 어렵고 더 불확실한 길을 택했다. 그것은 모험심 강한 호기심의 결과였고, 때로는 성과를 돋보이게 하려는 욕망의 그림자였다.


예술가들은 각자의 수준과 동선에 따라 움직인다. 그러나 누구나 자신의 위치를 잘 알면서도, 허세와 자기합리화로 정신승리를 거듭한다. 현대사회는 다양성과 융복합이 일상이다. 갤러리스트도, 컬렉터도, 예술가도 모두 그 안에서 어우러진다. 결국 어떤 평가를 받든, 예술가는 자신의 팬덤을 통해 존재의 의미를 확인한다. 각자의 수준에 감응하는 이들 속에서 예술은 살아 숨 쉰다.


하지만 우리 사회에는 예술을 평가할 기준이 없다. 작가 스스로 자신의 수준을 가장 잘 알지만, 기준이 없기에 작품 가격은 주먹구구식으로 정해지고, 전시기획은 방향을 잃는다. 뒷소문만 무성한 이 구조 속에서 예술은 종종 길을 잃는다.


예술이 시장 안에 들어오는 순간, 우리는 예술품을 상품으로도 바라봐야 한다. 예술가의 철학과 담론, 조형성과 순수성은 작품의 본질이지만, 시장은 상업성과 대중성이라는 또 다른 기준을 요구한다. 시장에서 평가되는 예술은 시장의 논리로 판단되어야 하며, 그 예술품은 산업으로서 역할을 할 수 있어야 한다.


기준을 마련하는 일은 어렵다. 그러나 반드시 필요한 일이다. 금이나 은처럼 유통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이끌 수 있는 미술시장의 구조 역시 신뢰를 바탕으로 해야 한다. 필요하다면 법과 규약으로 강제성을 부여하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 예술이 예술로서 존재하기 위해, 그리고 시장에서 존중받기 위해, 우리는 기준을 세워야 한다.


예술은 자유다. 그러나 그 자유가 존중받기 위해선, 그 자유를 담아낼 수 있는 틀이 필요하다. 그 틀은 억압이 아니라, 예술을 더 멀리, 더 깊이, 더 넓게 퍼뜨릴 수 있는 발판이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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