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시집

나무의 맨몸

by 채신




잎도 이름도
씐 것들 다 벗고서
갈비뼈 숨 쉰다







겨울은 차떼고 포떼고 잎떼고 맨손으로 맨나무줄기와 딱 직면하는 계절이다.

겨울이어야 비로소 드러난다.

그것은

거짓이 없다는 뜻이며

증명할 필요를 잃는다.

앙상한 마더 트리,

그 속으로 깊이 들어가면 드러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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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 아래에서 뿌리와 균사가 얽혀

양분과 경고와 안부를 건네는 보이지 않는 공동체.

홀로 서 있는 척하지만

실은 언제나 연결된 존재라는 고백.

그러니 맨몸의 만남은

Primal Fear가 아니라 합류다. 그 자체로 정이고 반이고 합이다.


홀로라고 믿던 생이

이미 순환 속에 놓여 있었음을

뒤늦게 받아들이는 순간.

어머니 나무의 갈비뼈가 숨 쉬는 겨울

너무 좋아 미쳐돌아가시고 환장해펄쩍뛰겠는 겨울.






**저승사자여 유턴을 마시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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