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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밥논란에 관해

by 잡귀채신


"국밥집에 가는 순간, 넌 그 남자에게 ‘딱 그 정도’ 수준의 여자가 되는 거야. (중략) 첫 만남부터 격이 있는 레스토랑 정도는 요구해야 한다.”


라고 주장한 누군가의 글이 일파만파에 퍼져 논란이 되고 있단다. 국밥러버로서 가만히 있을 순 없었다.


하지만 내가 가만히 안있어봐야 아무런 영향력은 없을 것이기때문에 아래의 러브스토리로 대신한다.




집에서 이 남자와의 결혼을 반대합니다.

저는 서울대를 졸업하고 미국에서 석사를 따 한국에 돌아왔고 풍족한건 아니지만 아버지가 의사셔서 어려움 없이 자랐습니다.

남자는 고졸이고 현재는 직업이 없지만 정치를 하고 싶어 합니다.
스피치 학원을 잠깐 했었는데 선거에서 몇번 떨어지고 지금은 무일푼으로 월세방에서 가족과 함께 살고 있습니다.
홀어머니가 편찮으시고 시누이가 하나 있는데 심장이 안좋아서 결혼하면 둘다 모시고 살아야 합니다.
그리고 남자는 재혼입니다.
첫사랑과 결혼해서 지금은 사별하고 중학생 아들이 두명있어요.
물론 제가 키워야 합니다.

전 초혼입니다. 전 그를 사랑하는데 가족뿐만 아니라 주변사람 모두 결혼을 반대하네요..
인물됨됨이는 정말 훌륭한데..그는 내가 필요하고, 아이들을 돌봐주길 원하네요..그리고 절 사랑한다고 합니다.
이 결혼 괜찮을까요?





아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고 김대중 전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여사의 이야기이다.


사형선고를 받은 남편에게 보낸 수백통의 편지의 머릿말은 모두 '존경하는 당신에게'로 시작되었다.



국밥인들 떡볶이인들 미슐랭투스타인들 도대체 무슨 상관일지요. 극장앞에서 빈주머니로 입맛만 다시다가 헌혈차가 오면 반갑게 손잡고 뛰어가 함께 피를 뽑고 티켓을 얻어 행복대마왕이 되는 기분을...

아마도 다들 알면서 그냥 심심하니까 하는 논쟁인거겠지? 내가 낚인거겠지.



아니 물론 돈이 있으신데 굳이 부실하게 식사를 때우라는 뜻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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