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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마음조각가 May 31. 2022

흰 머리카락이 가장 느린 속도로 꽃을 피우듯

감정페르케 _ 용서하지 못할 것만 사랑했다

대관람차의 매력은 천천히 풍경을 바꿔주는 데 있다. 세상에 온갖 느린 것들은 모조리 잡아먹은 거대한 잡식동물처럼 동물원의 대관람차는 최대한 느리게 회전하기 때문에, 그 안에 있으면 모든 것이 정지하게 된다. 지구가 공전과 자전을 밥 먹듯이 하고 있지만, 그것을 전혀 느끼지 못하는 원리와 같다. 지구는 하나의 대관람차라는 생각. 사람의 관계도 대관람차라는 생각. 높이에 따라 시선이 달라지고 관점이 달라지고 풍경이 달라지는데, 그동안은 나만 모르고 살았다는 생각. 어쨌든 지금 내 앞에서는 느림에 느림을 더한, 느린 것들 중에서는 가장 속도가 빠른 느린 대관람차가 돌고 있다. 그동안 계절이 되지 못한 흰 머리카락이 가장 느린 속도로 꽃을 피우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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