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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b n Wrestle May 23. 2021

세일즈 옵스 트레이닝 노트 2

세일즈 옵스와 골디락스

큰 문제없이 잘 굴러가는 팀에서 B2C나 B2B 영업에 100% 직접 관여하지 않는 팀원을 뽑는 일에는 고민이 필요하다. 투자한 비용 대비 툭 튀듯 바로 성과가 나타날 수 없는 포지션이다. 그보다 일반 영업 직원과 같은 척도로 성과를 체크할 수 없는 포지션이라 눈에 쉽게 띄지 않는다. 팀 내 세일즈 옵스를 보유하는 것은 그래서 고민이 필요하다. 세일즈팀의 규모와 성장 속도 등에 따라 주니어를 뽑을 것인지 시니어를 뽑을 것인지에 따라서도 회사에 영속적인 영향을 미친다. 업무 성숙도는 떨어지지만 업계를 잘 알고 열정 있는 사람을 둘 것이냐. 연차와 영업 경력이 높아 의견에 영향력이 있지만 특정 업계 지식이 짧고 기존에 하던 방식을 고수하는 사람을 둘 것이냐. 그 사이에 적당한 사람을 찾을 것이냐.


10명 이상의 필드 세일즈 직원이 있거나, 고객사 정보가 수천 개나 쌓였거나, 1년 이상 꾸준히 매출을 발생시키고 있는 조직이라면 누구나 데이터 파편화 문제를 안고 있다. 이제 기틀을 잡고 성장을 시작한 회사라면 더더욱, 지금 판매하는 제품과 시장의 핏을 검증하고 고객의 제품 만족과 전반적인 경험에 시간을 쏟지, 뒷단에서 이것저것 지난 것들을 챙길 시간이 성장 동력을 해칠까 조심스럽기 때문이다. 뒤로는 자연스레 raw 한 상태로 바로 활용하기 애매한 데이터들이 쌓인다. 또한, 이 한창 성장하는 회사의 세일즈 직원들은 그들 스스로 이미 알아서 잘한다. 회사가 판매하는 제품에 통달하고 타 부서 사람들과도 함께 호흡을 맞춘 지 꽤 되었고, 고객 접점에서 직접 겪은 경험치가 쌓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각자의 색깔로 어찌 저찌 영업 기회를 가지고 끌고 간다. 하지만 이는 영업 기회 by 기회고, 각자의 영업 스타일에 따라 딜을 진행하는 사이클도 차이가 나며 딜을 구성해가는 방식도 차이가 있다.


그래서 막상 세일즈 조직의 규모를 키워서 공격적인 시장 점유율 확보를 노려볼까 하니 필요한 데이터가 없는 경우가 생긴다. 팀원별로 기록한 데이터 성격이 조금씩 다르거나 필수 데이터 필드가 누락된 건들이 있는 경우다. 인사이트를 확보해 전략적인 결정을 내리기 위해 필요한 데이터의 수급은 사업을 해나감에 있어 상시 존재하는 도전과제이다.


세일즈 옵스 포지션은 1차적으로 데이터 일원화(data integrity) 작업을 책임지고 수행하는 조직원이다. 조직이 규모 성장을 할 때 만성적으로 겪는 여러 과제 중 하나다.


내가 이 글을 쓸 때 참고했던 글들이 대부분 2017년에 나온 기고글들이었다. 3~4년 전부터 이 역할에 대해 많은 현업자들이 의견을 남겼는데, 이 새로운 역할에 대한 구체적인 정의가 없다. 조직의 특성과 세일즈 절차에 따라 많이 다르기 때문일 것이다. 이 역할에 대한 정의가 형편없을 수밖에 없었지만 역할은 시간이 갈수록 필수 요소가 되었다. 여러 가지 생산성 툴들을 결합해 세일즈 프로세스의 자동화를 이루거나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일은 필요하면서 또 도전적이다. 2016년에 발행된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에 따르면 잘 나가는 세일즈 조직은 인원의 절반 정도가 영업을 서포트하는 포지션이라고 한다. 그만큼 이 역할들은 부폰처럼 조직에서 단 한 명이 골대를 완벽히 틀어막을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직접 나가서 돈을 벌어오는 직무가 아니다 보니 조직의 비용 축소와 감원에 첫 번째 희생양이 되기도 하지만, 최전선에 나가 있는 영업 직원들이 고객 접점 활동에 집중하게 도움으로써 중요한 톱니바퀴 역할을 한다.


세일즈 옵스는 보통 영업 조직장(head of sales)에게 직접 보고를 한다. 보고 체계가 어떠하였든 세일즈 옵스에겐 하루하루 영업팀 누구와도 소통하고 보고하는 일이 불가피하다. 추가 영업 기회를 살피고 딜 데스크를 관리하며 크고 작은 결정 사항에 대해 빠르게 조정(coordinate)하는 일도 맡기 때문이다. 정말로 하루하루 일하다 보면 손이 가야 할 곳이 한 두 곳이 아니다. 이는 조직 내에 세일즈 옵스가 몇 명 있으면 무리 없이 각자의 도메인을 정립할 수 있겠지만 조직의 첫 세일즈 옵스로서 스스로 길을 마련해야 한다면 반드시 우선순위를 정해야 한다. 인간적으로 다 할 수 없다(적어도 효과적으로). 현재 당면한 과제와 문제를 정리해보고(여기엔 필드 세일즈팀의 특징과 성향도 파악하는 것도 포함된다) 거기서 우선 사항(big ticket items)들의 순위를 매겨야 한다.


성장 사이클에 올라타 있는 조직 내 세일즈 옵스의 역할은 크게 보자면 이렇다:


1. 주기별 세일즈 분석 리포트

2. 딜 데스크 관리

3. CRM 프로세스 관리

4. 인센티브 및 중개 수수료 제도

5. 영업 지원

6. 영업 전략 및 계획 수립



글: 이준우

이미지: Omid Arm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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