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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형준 Mar 21. 2020

마이 리틀 텔레 강의  (for 온라인강의,화상회의)

[이형준의 모티브 102]


코로나 바이러스가 오프라인 강의를 모두 없애버렸다.


기업에서는 재택근무를 실시하면서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그러다 보니 앞서가는 기업들은 화상 회의를 통해 업무를 진행하거나, 미래를 준비하면서 랜선 강의를 요청하고 있다.


대학교에서도 강의를 온라인으로 대처하고 있다. 그렇다 보니 웃지 못할 에피소드들이 많이 들린다. 강의 중에 가족들이 화면에 등장하기도 하고, 교수님 뒷담화가 라이브로 방송되기도 하고, 이동 중에 참여했는지 지하철 안내방송이 들리고, 카메라 조절을 잘 못해 화면의 삼분의 이를 벽을 비추고 강의하신 분도 있다고 한다. 다들 익숙하지 않아서 생긴 일이다.



그렇다면 코로나가 잠잠해지면 랜선 강의나 화상회의가 없어질까? 그렇지 않을 것 같다. 그전에도 세상의 추세는 효율화를 위해 나아가고 있었기 때문에, 그동안 잠깐 회의를 하더라도 얼굴을 보는 게 낫다고 생각되었던 회의나 강의 중 많은 부분이 화상으로 대체될 것 같다.


사장님이나 임원 분들이 신문물을 맛보면서 이의 유용성을 깨닫는 분위기다. 이렇게 되면 화상회의나 비접촉식 온라인 강의가 확대될 것이다. 앞으로 많이 활용될 부분이니 어떤 것이 있고, 어떻게 활용하면 좋을지 알아보자. 회의보다는 강의가 난의도가 높으니 이를 중심으로 살펴보자.




화상으로 진행하면 어려운 점


기술이 기존과 비교해보면 많이 발전했지만, 그래도 네트워크 속도와 솔루션의 한계에서 오는 어려운 점들이 있다.



활용해야 하는 장비와 솔루션을 설치하고 활용하는 방법을 익혀야 한다.


→ 미리 설치하고 익히는 수밖에 없다. 개인적으로 설치와 사용 편의성으로 평가하자면 줌 > 행아웃 > 팀즈 > 웹액스 순이다.



여러 명이 말하면 이야기가 안 들린다.


→ 네트워크의 한계로 이야기가 물리면 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다음에 말할 사람은 손을 들어서 자신이 말할 것임을 참여자에게 알려주어야 한다.



잡음이 진행을 방해한다.


→ 참여하는 구성원은 소음이 발생하지 않는 방이나 공간에서 참여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소음이 발생할 가능성이 많은 참여자는 마이크를 음소거하고, 중간 회의 참가시 들이는 알림음은 설정에서 비활성화시킨다.



상대방의 반응을 알기가 어렵다.


→ 작은 화면으로 상대방의 표정과 이해정도를 읽기내기가 어렵다. 그라운드 룰로 마음에 들 때는 엄지 손가락을 들어 올리기, 손을 들어 원을 만들기 등 적극적으로 반응을 보여주기로 정한다. 댓글로만 참여하는 경우는 열심히 참여한 사람에게 칭찬을 하거나 선물을 주는 등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사람을 인정해준다.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 길지 않다.


→ 틱톡에서는 동영상을 15초에서 60초 사이로 올린다. 유튜브에서 5분에서 10분짜리 동영상이 일반적이다. 녹화된 온라인 동영상 강의는 15분에서 20분이다. 오프라인에서 TED나 세바시등 강연은 15분이다. 초중고에서는 50분 수업을 한다. 대학교에서는 90분 강의를 한다. 자신의 내용과 목적에 따라 이 안에서 선택해야 한다.




온라인 강의 형식 구분


어떻게 구성하고 진행하느냐에 따라 교육 만족도에 영향을 미친다. 크게 구분해보자면 이렇다.



교육 전달 방법

녹화 vs 라이브 : 교육 내용을 미리 녹화해서 동영상을 보여주는 방식이 있고, 라이브로 강의하는 방식이 있다. 녹화된 동영상을 볼 때는 시간에 상관없이 강의를 볼 수 있고, 라이브의 경우 교육생이 교수와 동시간에 들어와서 강의를 들어야 한다.



대상자수

무제한 vs 소수 : 녹화된 내용을 볼 때는 그 교육을 참여해서 보고 배울 수 있는 대상자는 무제한이다. 라이브로 볼 때는 댓글 참여방식과 얼굴을 보며 참여하는 방식으로 나뉜다. 면대면으로 강의를 듣거나 회의에 참여할 수 있는 적정 한계선은 6명이다. 이를 넘을 경우 충분히 대화에 참여하지 못하거나 화면에 너무 많은 참여자들이 보여 집중하기 어렵다.



반응 방식

댓글 vs 얼굴 : 글로써 표현하게 되면 내용을 찾아가며 확인할 수 있다. 단 댓글이 너무 적으면 상호작용이 어렵고, 너무 많으면 댓글을 읽기가 어려워진다. 얼굴을 보이며 참여하는 교육생은 집중력이 높다. 대신 화면이라는 작은 모니터에 의지해 대화하다 보면 금방 지치게 된다.



집중도와 효과성의 측면으로 보자면 녹화보다는 라이브가, 참여자가 많을 때보다는 적을수록, 반응 방식은 댓글보다는 서로 얼굴을 보며 진행할수록 좋다. 현실에서는 이중 가능한 방법의 조합으로 쓸 수밖에 없다.









효과성을 높이는 방법


어떤 강의나 회의도 준비와 연습이 효과와 반응을 결정한다.



목적이 분명해야 한다.

왜 이 강의를 하는지 목적을 분명히 하고, 이에 맞게 내용을 구성한다. 목적이 분명해야 어떤 것을 넣고 뺄지를 결정할 수 있고, 이에 따라 전달하는 메시지가 분명해진다.



복잡한 자료는 미리 공유한다.

강의 전에 미리 보여주면 신선함이 떨어진다. 하지만 화면으로 볼 때 자료가 명료하게 보이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런 자료의 경우 미리 전달하거나 다운받게 해서, 살펴보고 오거나 직접 자신의 모니터로 볼 수 있게 해 준다.



상호작용이 중요하다.

강의에서는 호흡이 중요하다. 한 방향으로만 이야기가 흘러가면 듣기만 하는 사람은 지루해진다. 대화를 나눌 때도 주거니 받거니 해야 하고, 혼자서 강의를 진행할 때도 적절한 선에서 끊고 물어봐야 한다. 시간이 달라도 댓글을 남기게 하는 등 어떤 방법으로든 상호작용해야 한다.



참여자가 얻는 게 많아야 한다.

그 수업에서 얻어가는 게 많으면 반응속도가 떨어지고, 솔루션에 문제가 있어도 어떻게든 집중하려고 한다. 과연 참여자는 무엇을 얻어 가는지 생각해봐야 한다. 교육 내용일 수도 있고, 정보를 통한 이득일 수도 있고, 선물일 수도 있다. 얻는 게 클수록 집중한다.



재미있어야 한다.

두 뺨을 넘지 않는 화면, 적당히 조절된 음량, 편안한 의자 속에서 지루하면 집중력을 잃고 만다. 관심을 잃지 않으려면 재미를 느끼게 해줘야 한다. 내용의 신선함, 진행하는 사람의 감정과 이야기, 참여자와의 연관성 등이 재미를 좌우한다.




백종원은 마리텔에서 어떻게 떴나?


얼마 전 진행한 방식이 딱 이랬다. 강의를 하면 교육생들이 댓글로 참여하는 방식. 준비를 하면서 백종원이 뭘 잘했나 지나간 방송을 돌려봤더니 눈에 들어온 부분이 이랬다.



시청자들이 원하는 것을 보여줬다.

프로그램의 특성상 시청자의 반응으로 만들어가는 방식이다. 그는 아마도 유튜브에 익숙하고 컴퓨터를 잘하는 청년을 대상자라고 본 것 같다. 자취생들이 할 수 있는 요리. 쉽게 만들 수 있는 음식. 라면에서 샌드위치, 찌게로 발전해 나갔다.



그들의 수준과 환경을 고려해서 설명한다.

전에 봤던 프로그램에서는 계량컵이나 전문적인 용어로 설명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는 재료를 넣을 때 밥 그릇으로 한 공기, 소주잔으로 반 잔, 숟가락으로 몇 술이라고 설명한다. 재료가 없으면 대체품을 말해준다. 피시소스는 살 필요 없고 액젓 넣으면 된다. 땅콩버터는 친구 집 냉장고에 먹다 남아 들어있는 것 가져오면 된다고 한다.



오해가 없도록 구분해야 하는 내용은 충분히 설명해준다.

기름도 같은 기름이 아니다. 토스트를 구울 때 올리브유는 맛없고 식용유를 써라. 진간장과 국간장은 염도가 다르다. 고운 고춧가루는 맵게 할 때 굵은 고춧가루는 데코레이션. 라면이 싱거울 때는 된장을 넣어라. 하지만 미소 된장은 안된다. 심심하고 맛없다.



함께 하는 사람에게 역할을 주고 참여시킨다.

그가 만든 요리가 어떤지 맛을 느끼게 한 것은 기미상궁이라 불리는 작가다. 그녀의 표정을 피디는 CG 처리해서 코믹하게 보여준다. 맛을 보고 놀라서 커진 얼굴로 우주로 뱅글뱅글 날아가는 것을 보면 웃음이 터진다. 백골이라 불리는 스텝과는 티격태격하는 재미가 있다. 많은 사람들이 잠깐씩 들려 재료도 얻고 맛을 보며 각자의 리액션을 보여준다.



상호작용하며 스토리를 만들어간다.

위생을 중요시하는 그가 바닥에 앉아 요리를 하다 보니 자연스레 손이 발에 닿는다. 시청자들이 그것을 지적하자 자세를 빼고 앉다가 뒤로 발랑 넘어진다. 어정쩡하게 진행하다 댓글을 따라 발 위에 신문지를 깔고 요리를 진행한다. 시청자들은 아내인 소유진이 게이머 마우스를 알아챘다고 알려주면, 그는 당황하며 요리를 진행한다. 시청자와 프로그램을 함께 만들어나간다.



문제 상황이 발생하면 그것을 활용한다.

모히또를 만들려고 준비했던 소주를 실수로 떨어뜨려 깨뜨리자 사 오는 동안 다른 음식을 먼저 한다. 옥상에서 요리를 해야 한다고 페널티를 먹자 MT 온 것처럼 라면과 캠핑 요리를 한다. 문제가 생기면 그 상황을 받아들이고 다음 흐름의 소재로 활용한다.



참여자에게 소속감을 만들어준다.

그의 방에 들어와 댓글을 남기는 사람들에게 '우리 팀원'이라고 부르자 참여자들이 사명감을 갖는다. 동지애를 느낀다. 더 적극적으로 반응하고 그들이 나서서 웃기고 홍보한다. 한편이라고 생각이 든 순간 그들은 자신의 능력을 꺼내 사용하기 시작한다.





온라인으로 강의하고 회의를 해보면 한계점도 있지만 분명히 장점도 있다.


참여자가 어디에 있던 함께할 수 있다. 그간 한 시간을 위해 두 시간을 오고 가야 할 때도 있었는데, 그 시간을 확 줄이고 더 효율적인 데에 쓸 수 있다. 둘이서만 모니터로 얼굴을 마주 보고 대화할 때는 더 집중된다고 느껴질 때도 있다.




그간 의사소통하는 미디어에 있어서 변화가 있었다.

신문 이후에 라디오가 생기고, 텔레비전이 등장하고 인터넷까지. 처음 텔레비전이 나왔을 때 라디오는 없어질 거라 했지만 분명 그 역할을 분명히 하고 있다. 물론 중요도와 청취율에서는 차이가 생겼지만 감성적이고 다른 일을 하면서 들으려는 사람들에게는 계속 사랑받는 것처럼 미디어는 자신만의 특성에 맞게 역할을 해내고 있다. 결국 우리도 계속 변화하는 환경 속에서 적절한 매체를 선택해서 효율적으로 쓰는 것이 중요하다.



오프라인 강의 모두를 온라인 강의가 대체하지는 못한다.

역할이 다르고 쓰임새가 다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랜선 강의, 화상 회의는 앞으로 더욱 많이 쓰이고 핫해질 것이다.


분명히 준비하고 연습해야 한다. 활용하는 방법을 잘 알고 익숙해져야 본질적인 내용에 더 집중할 수 있다. 요리도 그렇듯 많이 시도해보고, 즐겨봐야 도구도 적절히 쓸 수 있고 원하는 맛을 낼 수 있다. 사랑하는 가족을 위해 한 끼 식사를 정성껏 준비하는 것처럼, 맛있는 강의와 회의를 준비해보자.









[이형준의 모티브 102 ] 마이 리틀 텔레 강의 - 랜선 강의, 화상 회의 진행자를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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