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형준의 모티브 116]
난 왜 꾸준함을 내 자신의 중심으로 삼게 되었는가?
내가 생각하는 성공의 함수, 성공은 개인마다 목표하는 바가 다를 테니, 성과의 함수는 P=F(A,T,L)이다. 성과 performance는 능력 Ability이 얼마나 뛰어난지와 그것을 위해 얼마나 시도 Trial 하느냐, 그리고 운 Luck 이 영향을 끼쳐서 만들어진다고 본다. 여기서 능력은 재능도 중요하지만 경험과 기술이 더해져야 가능한 것이고, 이는 얼마나 많이 시도하느냐에 따라 나아지는 부분이니 가장 중요한 것은 '얼마나 많이 하느냐'이다.
사실 이는 나를 위한 변명이었다. 어렸을 때 해도 안 되는 것이 있고, 해도 나보다 잘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알고 좌절했던 시간이 있다. 노력해도 안 되는 시간 속에서 놔버릴까 고민한 적도 있다. 하지만 모든 것을 놓기보다 끈이라도 잡고 있어야 안심이 된다고 할까. 꾸준히 하는 미미한 성실함을 인정해주는 이가 있어 계속 그런 모습을 보이기 위해 노력했던 것 같다.
누구는 농업적 근면성이라고 놀렸지만, 나는 가진 것이 그것밖에 없었다. 눈치를 보면서 회사를 다니던 시간을 지나, 몇 시에 출근하든 뭐라고 말하는 사람이 없던 시절, 처음에는 자유로움을 느꼈지만 그 결과가 성과로 나오지 않자 끝이 보이지 않는 두려움이 와 닿았다. 누구도 뭐라고 하지 않지만 모든 책임을 져야 한다는 두려움.
무한한 시간을 관리하기 위해 시계를 만든 것처럼, 끝이 보이지 않는 공간 속에서 집으로 못 돌아올 수 있다는 두려움이 지도를 만든 것처럼 나도 보이지 않는 미래를 관리하기 위해 무언가 도구가 필요했다.
한 동안 잊고 지냈던 계획표를 만들기 시작한 것은 그때였다. 시간의 끝까지 상상의 나래를 펼쳐 내 인생에 이루고 싶은 것은 무엇인지 생각해보고, 그것을 줌 인하여 올해에 이루고 싶은 것, 그것을 12 등분하여 이번 달에 이루고 싶은 것, 그것을 하기 위해서 이번 주에 해야 하는 일을 생각한다. 매주마다 내 마음대로 할 수 없는 일정들이 있으니 그것들을 고려하여 계획을 세운다. 그렇게 시간을 재단해 놓으면 관리할 수 있다는 마음이 들었다.
절박함은 움직이게 만든다. 새벽에 일어나기 시작했던 것도 그 때문이다. 걱정되는 마음이 눈이 뜨이게도 했고, 어려운 상황을 깨뜨리고 싶은 마음이 뭐라도 해야 한다고 다짐하게도 했다. 잘된 사람들이 그렇게 한다고 하길래 따라 해 보고픈 마음도 컸다.
그다음은 그 시간을 어떻게 채우느냐이다. 이러한 노력은 언제나 선택이고, 해야 할 것만 같은 것과 그렇게 하고 싶지 않은 마음 사이의 싸움이다. 일할까? 놀까?, 공부할까? 쉴까?, 더 할까? 말까?
그렇게 분투했던 시간이 어느 순간 몸에 붙었다. 그 시간이 좋아지기 시작한 것이다. 새벽의 고요함이 위안이 되고, 그 시간 무언가 하고 나면 뿌듯했다. 그냥 좋아서 보낸 시간들이다. 하지만 오랫동안 꾸준하게 무언가를 하니 결과라는 것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이 왔다.
새벽마다 했던 기도는 마음의 평안함을 가져다주었고, 적었던 글은 책이 되어 나왔다. 나름 공부했던 분야에서는 자신감을 가지게 되었고, 이제는 나 혼자가 아니라 함께 하는 조직의 리더가 되었다.
누구나 꾸준하게 하는 부분은 있다. 다만 꾸준하게 하는 것 중에 자신에게 도움을 주는 것도 있고, 마이너스시키는 부분도 있다. 이러한 것을 잘 보고 좋은 것은 계속 가지고 가고, 좋지 않은 부분은 새로운 것으로 대체해하는 것이 현명한 선택이다.
앞서 말한 함수는 유효하다. 결국 능력은 얼마나 꾸준하게 하느냐에 따라 결정된다. 빨리 성공하고픈 마음만 내려놓으면 자신이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다. 그것을 이룰 때까지 꾸준하게 하면 된다. 원하는 것을 얻는 시간은 계속 이어서 할수록, 많이 할수록 점점 빨라진다. 성과는 어느 순간 폭발적으로 좋아진다. 지수 성장 Exponential Growth그래프처럼. 그게 꾸준함의 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