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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형준 Nov 16. 2019

무능력한 상사라도 당신의 발목은 잡을 수 있다.

[이형준의 모티브 97]


그는 팀장의 의견에 반대 의견을 자주 낸다. 팀장의 이야기 중에 잘못된 부분이 있으면 분명하게 말한다. 누구 앞에서든 가리는 것은 없다. 임원 앞에서건 팀 회의에서건 본인 생각을 분명하게 말한다.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어떤 이유로 일의 가능성이 없는지를 말한다. 그가 하는 말이 틀린 말은 아니다.




본인은 팀을 위한 것이라 한다. 회사를 위한 것이라고 한다. 잘못된 점이 있으면 비판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 그래야 문제를 막을 수 있다고 한다. 본인은 일을 보면 문제점이 먼저 보인다고 한다. 특히 나이 어린 자신의 팀장에 대해 불만이 많다. 쓸데없는 일을 하려고 한다는 것이다. 본인이 팀장이 되면 훨씬 더 잘할 수 있을 거라고 한다.




나이 어린 팀장은 자신을 비난한다고 생각한다. 공개적인 자리에서 망신을 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 직원 때문에 일이 진척이 안된다고 한다. 말하는 것이 부정적이라 팀의 분위기를 망친다고 생각한다. 처음에는 경력을 생각해서 배려해주고, 중요한 일이 있으면 상의도 하고 했지만 지금은 아니라고 한다. 말을 해봤자 부정적인 이야기만 듣게 되니 피하게 된다. 지금은 긍정적으로 반응하는 허리 역할을 하는 다른 직원과 주로 이야기를 나누고 일을 진행한다.

© psychology today




이제 함께 일하는 세상이 되었다. 자료에 의하면 1980년 대에는 함께 일하는 업무의 양이 20퍼센트였다면, 2010년대에는 팀 기반 업무가 80퍼센트까지 증가했다고 한다. 그렇다 보니 팀이 소통을 할 때 어떻게 하느냐는 중요한 이슈가 되었다. 특히 상사와의 커뮤케이션에서는 더욱 그렇다. 사회와 문화는 어른을 존경하는 수직적인 문화인데, 회사에서는 빠르고 효율적인 소통이 가능한 수평적인 문화를 추구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여기서 종종 갈등이 생긴다.




능력에 따라 상황에 따라 나이와 상관없이 직급이 뒤바뀌기도 한다. 직원은 일을 위해서 솔직히 말했다고 하는데 상사는 건방지다고 받아들인다. 자신은 팀을 위해서 의견을 제시했다고 하는데, 팀장은 자신을 비난한 것으로 받아들인다. 이렇게 커뮤니케이션에서 문제가 발생할 때는 한쪽의 잘못으로만 치부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싸움도, 손뼉도 마주쳐야 나는 것이니 양쪽에 다 문제가 있다고 말할 수 있다.




여기서 지혜를 얻어보자면 상사를 대할 때 똑같은 상황에서도 더 좋게 풀어나가는 방법이 있다. 보통 상사와의 관계를 잘하는 사람이 팀장도 되고 임원이 된다. 이미 좋은 대인관계를 바탕으로 임원이 된 분, 오랫동안 임원을 지속하시는 분을 살펴보니 상사를 대할 때 이런 특징이 있다.






1. 안되는 점을 말하기 보다, 보완 방법을 이야기한다.


일을 만들어 가는 과정에서 처음부터 완벽할 수는 없다. 상사가 일을 가지고 왔을 때, 처음 제시하는 방안이 현실과 안맞을 수 있다. 이때 무엇이 잘못되었다고 바로 지적할 수 있다. 하지만 지적받은 사람은 상대를 적으로 생각하기 쉽다. 자꾸 자신을 공격하는 존재는 적으로 인식된다. 방법을 아는 사람은 그렇게 들어가지 않는다. 상사가 말하는 주장에서 부족한 부분을 어떻게 보완할 것인가라는 관점에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자신을 지속적으로 도와주려는 사람은 당연히 아군이 된다.



© google domains




2. 말하는 단어에 연연하기 보다, 그 주장의 의도를 따라간다.


말을 하다 보면 꼬일 때도 있고, 그 상황에 완벽하지 않은 표현을 하기도 한다. 누구나 실수를 한다. 그런데 그런 미시적인 것에 천착하여 잘못된 부분을 지적해내면 상대방은 기분이 안 좋아질 수밖에 없다. 상대가 말할 때는 드러나는 표현보다 그 속에 들어있는 의도를 듣는 것이 중요하다. 커뮤니케이션의 달인들은 상대의 의도를 파악하려 애쓴다. 그 의도를 알면 자신의 생각을 덧대 더 나은 방법을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 intention bubbles




3. 긍정적인 단어, 가능성을 염두에 둔 표현을 한다.


말을 나눠보면 사람마다 주로 쓰는 단어들이 있다. 부정적인 사람은 주로 ‘아니’라는 말을 많이 쓴다. ‘그게 아니라’, ‘아니, 그게 아니고’, ‘그 말은 맞지만’, ‘하지만~’ 이런 단어를 듣는 순간 말하는 사람은 마음이 확 막힌다. 말만 끊는 것이 아니라 마음까지 확 끊어 버린다. 잘하는 사람은 똑같은 상황에서도 긍정적인 관점에서 표현을 한다. ‘네, 맞습니다. 거기에 제 생각을 붙이자면 이렇습니다.’, ‘네, 저는 이런 것도 가능할 것 같습니다.’,’이런 것도 확인해 보면 더 좋지 않을까요?” 상사의 생각을 보완해주고, 더 좋은 아이디어로 완성시켜주는 사람에게는 호감을 가질 수밖에 없다.



© rigzone





이런 이야기를 하면 자신은 윗사람에게 비유를 맞추는 것이 싫다는 사람도 있다. 자신이 먼저 나서는 것이 싫다고 한다. 그렇다면 상사와 직원 중에 누가 더 관계 형성에 애를 써야 할까? 사람 간의 관계가 공평해야 한다면 직원이 더 애를 쓰는 것이 합리적인 방법이다. 이유는 사람은 누구나 같은 시간을 가지고 일하는데, 상사는 챙겨야 할 사람이 많다. 팀원이 5명이라면 팀장은 자신의 시간을 오분의 일씩 나눠쓰게 되고, 팀원은 팀장 한 명만 챙기면 되니까 팀원의 시간과 자원이 더 많이 남는다. 둘의 관계에서는 여력이 많은 사람이 챙기는 것이 낫다.




상황은 계속 변한다. 팀원이 더 여유 있을 때도 있고, 상사가 더 시간이 남을 때도 있다. 챙겨줄 수 있는 사람이 챙기면 된다. 사람 간의 정과 애정은 나눠주면 돌아오게 되어있다. 그리고, 잊지 마시길. 나에게 돌아온 것은 내가 전해준 것이다. 자신이 부정적이고, 안된다는 피드백을 주면 자신도 그런 피드백을 받게 된다. 힘들고 어렵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능한 방법을 찾는 방법을 이야기할 때 상대방도 그런 반응을 하게 된다.




이렇게 상사를 잘 대하는 임원에게 노하우를 물어보니 이렇게 대답한다. "저는 그분의 돈을 받고 일하는 사람입니다. 보통 사장님들은 자신을 도와주고, 일이 되도록 해주는 사람을 찾는 거지, 안되는 이유를 들으려고 뽑는 것이 아닙니다. 일할 때 안되는 이유를 찾는 것은 쉽습니다. 안되는 데 그것을 되게 하는 방법을 찾는 게 어렵죠. 저는 되는 방법을 찾아 실행하는 것이 이 회사에서 돈을 받는 이유입니다.”




맨 앞에서 설명한 회사에서 팀장 후보자 과정 교육이 있어 대상자를 추천받았다. 나이 어린 팀장은 누구를 추천 했을까? 그 팀장은 아무도 추천하지 않았다. 부정적인 팀원은 이번에 팀장 후보가 될 수 있는 고참이었다. 하지만, 팀장은 그를 대상자로 올리지 않았다. 팀원 말대로 능력 없는 팀장이라 누구를 위로 올리지는 못했지만, 자신이 싫어하는 사람의 앞길은 쉽게 막을 수 있었다.




[이형준의 모티브 97] 무능력한 상사라도 당신의 발목은 잡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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