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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형준 Nov 23. 2019

회사 보고 들어가지만, 상사 때문에 나간다.

[이형준의 모티브 98]


“자존감을 건드리는 상사는 어떻게 대해야 하나요?”, “ 한 명의 적이 있으면 사람들은 뭉치잖아요. 저희 팀장의 유일한 장점은 그분 덕분에 팀원이 뭉치는 것 밖에 없어요.”, “팀장님에게 욕먹고 나면 서로 말하면서 위안을 받아요”, “제 머리카락은 다 그분 때문에 빠진 거예요", “일이 되나요. 그렇게 기분이 상했는데...”



최악이다. 직원들의 자존감을 무너뜨리고, 의욕을 없애버려서, 팀의 성과는 나오지 않는다. 하지만, 이런 리더는 왜 그렇게 되었는지 모른다. 의욕 없고 열심히 안 하는 직원 탓이라 한다. 누구 때문에 그렇게 되었는지 모른다. 자기는 잘 났는데 직원들이 못 쫓아와서 그렇다고 생각한다. 그러다 보니 더욱더 지적하게 되고, 무시하게 되고, 자존감까지 건드리게 된다. 그리고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한다. 일이 잘 되면 모두 자기 덕이고, 잘못되면 직원 탓을 한다. 이런 조직에서는 직원이 많이 나간다.



© crew-center




직원은 회사를 보고 들어가지만, 직장 상사 때문에 나간다. 회사 전체의 입장에서는 엄청난 손해다. 사람을 뽑고 가르켜서 일할 수 있도록 만드는데 엄청난 시간과 돈이 드는데, 새로 사람을 뽑고 일을 잘할 수 있도록 만들려면 그만큼의 자원이 또 들어가야 하기 때문이다. 보통 직원 연봉 몇 배의 돈이 날아간다.



그런 상사 밑에 있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약한 사람들의 대응 방법은 뒷담화다. 그의 평판에 대해 흠을 내는 것으로서 대응한다. 그렇게 함으로써 자신에 대한 비난, 책임 전가에 대해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은 것이다. 보통 이런 이야기가 직원 사이에 돌면 그 팀장이 있는 조직으로는 사람들이 잘 오지 않는다. 팀원이 나가고 새로운 구성원이 들어오지 않으면 그 팀은 결국 쪼그라들고 만다.



감정적으로 다치면 의욕은 떨어지고, 주눅이 들어 일할 때 에너지가 나오지 않는다. 자의든 타이든 적극적으로 일하지 않으면 성과는 떨어지게 되어 있다. 성과가 떨어지면, 팀장은 더 극악스럽게 행동하고, 이에 더 의욕을 잃고, 에너지는 더 빠지고, 활동량은 줄어들어, 성과는 더 떨어지는 악순환에 빠지고 만다. 결국 성과가 바닥을 치면 그 조직의 리더는 잘리게 된다. 약한 구성원들은 이런 식으로 복수를 한다.



© nat salmon




하지만, 그런 최악의 상사 밑에서는 하루하루 버티는 것이 고통이다. 자신의 자존감을 공격하는 이와 한 공간 안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참을 수 없는 고역인 것이다. 만약 자신의 인생에서 떠날 수 없는 회사라면 다른 팀으로 옮겨줄 것을 요청할 수 있다. 한 조직에서 끝까지 갈 것이라면 순환근무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다만 너무 엉뚱한 영역이 아니라 자신의 전문성을 보완하는 선에서 움직이는 것이 좋다. 영업에서 마케팅으로, 또는 기획으로. 연관 업무를 하는 팀으로 옮기게 되면 새로운 관점에서 일을 바라보고 되고, 전체적인 뷰를 가질 수 있다.



이것도 불가하고, 회사에서 도저히 버틸 자신이 없다면 새로운 직장을 알아봐야 한다. 너무 급하게 옮기기보다는 자신의 직업 커리어에 있어 도움이 되는 쪽으로 가야 한다. 급하게 하다가는 더 나쁜 선택을 할 수도 있다. 옮길 회사를 알아보다 보면 자신의 가치를 알게 된다. 시장에서 얼마나 자신을 원하는지, 어느 정도의 대우를 해주는지. 이렇게 알아보는 것만으로 신선한 자극이 될 것이다. 하지만 처음 직장을 옮기는 분이라면 조심하자. 새로운 직장은 무조건 좋을 것이라는 환상은 금물이다. 다른 회사라고 무조건 좋은 것은 아니다. 거기에도 최악의 인간은 존재할 수 있다.


© workopolis




‘돌아이 질량 불변의 법칙’을 들어보았는가? 세상에는 어디에든 돌아이가 있다. 그런데 아무리 둘러봐도 돌아이가 보이지 않는다면 자신이 돌아이 일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중간급 이상이라면 한번 생각해보자. 본인 팀에서 직원이 많이 떠나갔는가? 팀원에게 심한 말을 한 기억이 바로 떠오르는가? 그렇다면 말 안해도 알것이다.



누군가를 위한 아픈 말을 할 수 있다. 하지만 거기에도 선이 있다. 팀원이 어딘 가에 문제가 있고, 막혀있다면 그곳을 뚫어주는 침 같은 말을 할 수 있다. 하지만 여기에도 정도가 있다. 침도 적절하게 놓아야지, 너무 깊게 놓거나, 너무 많이 놓으면 상대를 죽일 수 있다. 말은 칼과 같아 말 한마디로 상대방의 가슴을 베어버릴 수 있고, 의욕을 끊어버릴 수도 있다.



성숙하지 못한 아이는 자신만 생각한다. 상대를 배려할 줄 알아야 어른이다. 자기만 생각하는 사람은 신뢰받지 못한다. 신뢰받지 못하는 사람은 리더가 될 수 없다. 자신은 높일수록 내려가고, 낮출수록 올라간다.



힘든 시간을 보내는 분들에게는 와닿지는 않겠지만 그것도 다 지나간다는 말을 하고 싶다. 그 지옥 같은 시간이 자신을 더 단단하게 만들어 주고, 나중에 보면 그 시간 덕분에 다른 시간이 더 소중하고 고마워진다. 그 힘든 시간은 더 나은 선택을 위한 자극일 수 있다. 자신이 어떤 인생을 살고 싶은지 깊게 생각해 보시길.



© Quotefancy




[이형준의 모티브 98] 회사 보고 들어가지만, 상사 때문에 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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