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말해서 내가 이 회사를
계속 다니면 9개월이 흐르던이
1년이 흐르던, 2년이 흐르던
크게 감정이 변할 것 같지는 않다.
나에게 현재 가장 큰 스트레스를 주는
그 사람이 더 이상 나랑 한 공간에서
일하지 않게 되는 그 시점에도 말이다.
그렇다면 나는 왜 선뜻 사표를 내지
못하고 있는가
이 때까지 내가 입사 후
이 회사에서 쌓아왔던 것이 아깝고
나는 현재 이 회사에서 내가 받고 있는
복지나 연봉에 만족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새 회사에 정규직으로 이직하기에는
마땅한 내가 쓸 수 있는 기술이 없다는
생각이 들고, 정규 사무직으로 간다면
현재 내가 겪고 있는 폭탄같은 사람이
또 존재할거라는 생각이 든다.
사실 너무 지쳐서 지금 회사를
퇴사한다면 몇 달은 그냥 쉬고
이후 몇 달은 정규직으로 일을 하지
않고, 돈을 지금보다 덜 벌더라도
알바를 할 생각이다.
지금은 만나거나 연락하는 사람도
없는 상태이고,
차라리 이렇게 힘들 때 만나는 남자라도
생겼으면 한다.
너무 답답하고 지루하다.
내가 특허법인을 그만 둘 때나,
웰컴을 그만두기로 결정했을 때와
같은 감정을 느끼고 있다.
모든 열정이 사라지고
소속감이 들지 않고
언제까지 이 챗바퀴를 반복해야하나
생각이 들고,
우울하고 고립되고 혼자 라디오를
들으며 자주 걷게 된다.
이런 시기에는 쉬는 날 사람들이
많은 곳에 나와도
저 사람들은 어떻게 저렇게 다른
사람들과 어울리며 스스럼없이
수다를 떠는 걸까
나와 다른 세계의 사람들 같기만 하고
신기하다.
현재로서는 이 상황이 어떻게 탈피가 될 지
전혀 실마리가 보이지 않는다.
며칠 전 꿈을 꿨다.
나의 집이 꿈 상에서 꽤 컸는데
집 현관 입구에 여러가지 동물이
천장에 있었다.
살아 있는 동물은 아니고
여러 포유류의 껍질/잔해가
거미줄처럼 얽혀있었다.
그 중 기억나는 형체는
아주 길게 똬리를 틀고 있는
뱀의 허물이었다.
허물의 중앙에는 뱀이 먹었었던 것으로
추정되는 초록 빛의 개구리가 있었다.
꿈은 보통 2~5개월 후의
삶의 변화를 보여주므로
2~5개월 후에 뱀이 허물을 탈피하듯
내 삶의 큰 변화
아마 직업적 이동으로 추측된다
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