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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ck Kim Nov 04. 2017

일상 - 2017년 11월 4일. Am 8:00

하루의 휴식. 고향으로 돌아간다.

12일 연속근무의 끝은 야간근무였다. 남자는 조장에게 잔업을 하지 않겠다고 말씀드리고, 정시 퇴근시간인 5시 50분에 공장 정문을 나서 집으로가는 버스에 몸을 실었다.


집이라는 단어는 무슨 뜻의 의미일까. 남자는 버스 제일 뒤쪽에 있는 높은 의자에 앉아  단순한 거주지라는 의미는 아니지 않을까. 하고 생각했다.

남자는 시흥에 온 이후로 자신이 사는 원룸을 부를때는 숙소. 부천에 가족들이 사는 아파트를 부를때는 본가. 라고 불렀다.

집이라는 단어는 숙소. 본가. 두 개의 단어로 표현되었고, 서로 다른 의미를 가진 것 같았다.

숙소. 본가. 둘 다 집이면서, 둘 다 집이 아니었다.


숙소는 남자에게 자유를 뜻했다. 집 안에서 뭐든지 자유롭게 할 수 있었다. 게임도. 독서도. 식사도. 그림도. 소설도.

본가는 남자에게 글쎄...포근한 무언가를 뜻했다.

남자는 부천역 앞에 있는 산부인과에서 태어났고, 첫 숨을 부천에서 쉬었다. 부천에 있는 초중고를 나왔으며 부천에서 군대 2년을 제외한 지금까지의 인생을 부천에서 살았다.

고향..그래. 남자에게는 부천이 고향이다.

본가로 돌아가면. 더없이 따뜻한 어머니와 엄격하고 근엄함 아버지. 그리고 아직도 티격태격하는 누나가 있다.


남자는 문득, 본가라고 표현한 그 곳을. 집이라고 불러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남자는 버스를 타고 부천역에 도착했다. 남자는 이제 지하철을 타고 송내역으로 간다. 그래. 집으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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