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Jack Kim Aug 31. 2017

숙식노가다. 일명 숙노라고 불리는 직업에 대하여 -1-

일당을 계산하는 법과 필요한 것들.

남자는 며칠 동안 부지런히 인터넷을 뒤지고, 주위사람들에게 소문을 수집했다.

나열했던 그 직업들 중에 무엇이 좋을 것인가.


가끔 구직을 하러 채용사이트를 들어갈때마다, 남자는 새삼 세상에 수도없이 많은 직업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깨닫고 놀라곤 했다.

너무 다양한 정보속에서, 남자는 가끔 홍수에 휩쓸리는 듯한 기분이 들곤 했가. 이 넘쳐나는 정보의 홍수속에서, 현재와 미래. 둘 다 동시에 잡을 만한 것을 잡아내야했다.


남자는 결국 하나의 결론에 다다랐다. 남자가 추구하는 월 250 이상의 수입을 올리기에는 현장직이 제일 적당하다는 것. 사무직으로 250을 받기에는 남자의 학력이나 경력이 너무 미천한 이유였다.(남자는 잠시 '미천'을 수정하려고 했다가 멈춘다. 조금 부끄러웠지만, 맞는 표현이라 생각해 수정을 하지 않는다.)


남자는 검색창에 '대기업 건설 현장'이라고 놓고 검색을 해 보았다. 가지런히 정렬된 제목들을 보니, 어느정도 공통점이 있었다.


그것은 최고 금액을 제목에 떡-하니 걸어놓은 것인데. 제목마다 '초보도 월 450도 가능'이라는 자극적인 문구가 눈에 띄었다.

그러나 글을 클릭해서 본문을 읽어보면 현실적으로는 다소 힘든 내용이었다.


몇 번의 탐색을 걸쳐 알아낸 월급의 지급 방식은

초보는 종류(데크,덕트,배관등)에 따라 다르지만 약 9.5~11정도의 일당을 받는다. 이 일당을 1공수라고 하는데. 이 1공수의 기준은

07:00~17:00을 기본으로한다. 여기서 만약 19:00 or 20:00 까지 잔업을 추가로 하면 1.5공수. 22:00 or 23:00 시 까지 야근을 한다면 2공수로 친다.


즉 산술적 계산으로는 야근까지 다 한다는 전제를 했을 경우에 초보는 약 20만원의 일당을 갖게된다.


보통 제목에 써있는 350~450을 달성하려면, 꽤나 많은 잔업과 야근이 필요한 것이다. 그러나 인터넷에 기재되어있는 일명 '후기'들을 보면 생각보다 잔업이 많이 없다는 이야기도 제법 있었다. 특기할만한 것은 대장. 일명 '오야지' 또는 '팀장'이라고 불리우는 지휘자의 성향에 따라 야근,잔업이 결정되는 것 같았다. 그러나 사람의 성향은 직접 만나봐야 알 것이다.


남자는 최대한 신중을 기해 잔업이 많은 현장으로 가기로 하고, 필요한 것이 뭐가 있을까 알아보았다. 남자가 예상에 둔 곳은 '평택 삼성 반도체 공장 건설 현장'이었다. 기숙사 생활을 전제로하고, 식사 세 끼를 제공한다는 모집공고를 보니

옷가지와 세면도구, 시간이 나면 그림을 그릴 미술도구들과 읽을 책. 그 정도면 되지 않을까 싶었다.


그리고 필요한 서류들이 있었는데, 주민등록등본 1부와 통장 사본 1부, 그리고 '건설안전기초교육이수증'이라는 것이었다.


이것이 무엇이지. 남자는 인터넷을 검색해보았다. 이 이수증을 받기위해서는 현장에서 일어날 수 있는 많은 안전사고에 대한 경각심과 주의를 주는 약 네 시간동안의 교육을 받게 되며 교육비는 4만원. 이것이 있어야 현장을 출입할 수 있는  권한이 생기는 것이었다. 특이하게도 개인사업자같은 작은 규모의 일은 이것이 없어도 출입하는 것에는 별 문제가 없어 보였다. 그러나 남자가 갈 현장은 삼성 현장이었기에 반드시 필요한 것이었다.


남자가 알아본 곳은 오전9시에 시작해서 오후 1시에 끝나는 오전교육, 오후2시에 시작해 오후6시에 끝나는 오후교육. 둘중 하나를 선택해서 편한 시간에 받을 수 있었다.

남자는 오전교육을 받기로 하고, 길을 나섰다.





작가의 이전글 인생의 기로에 서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