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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재운 Dec 25. 2016

성탄절

마주 하는 이 없이 술잔과 혼잣말을 하는 어르신들은 지나간 시간 속에 누군가를 남겨 놓고 온 것만 같다. 내가 마주 앉아 이야기 할 용기는 나지 않아 눈을 흘깃거리며 그 옆을 뚜벅이며 지나간 것은 겨울이였을거다.

꼭 헛되이 시간을 보낸 것만 같아 내가 한 일들과 찍은 사진들 적은 글들을 다시 훑어 보아도 뭐라 할 말이 없어 결국 나도 혼잣말을 연습하고 있다.

올 해를 어찌 보냈건 매년 후회를 했던 것도 사실이고 그렇다고 그 후회한 사실들에 큰 의미를 두지 않은 것도 사실이라 행복하지는 않지만 절망과 맞닿아 있지도 않은 것이 우리의 사실이라는 것을 주지하고 있을 뿐이다.

감정적인 처사라는 것은 사회적으로 사살되어야 할 것들임에도 분명하고 우리는 행복해야 할 추상적인 느낌만을 쫓고 있다. 눈 앞에 놓인 것들은 그저 어두운 밤에 가끔씩 쿵쾅 대는 심장박동 소리 뿐인지라 그 소리들 놓은 공간을 찾고 있다. 나는 도통 어떠한 감정과 싸워야 하는 것인지 이것들은 인정해야 하는 것인지 이 나이 먹도록 잘 알지 못 하지만 오늘도 내 욕심과 교만으로 그저 하루에 하나의 글을 적고자 한다. 참으로 측은한 나의 성탄절은 씁쓸하며 쓸쓸히 흘러가고 있다. 네가 좋아하는 초콜릿보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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