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월 1일, 신년 기념으로 첫 책을 사러 숭문당에 갔다.
서점에 가면, MD의 농간에 휘둘리지 않겠노라
기업의 마케팅에 놀아나지 않으려는 듯 일부러 앞쪽에 놓인 책은 피한다.
하여간 괜한 심술.
어딘가 숨겨놓은 좋은 책을 발견하겠다며 먼지 쌓인 곳을 일부러 뒤적뒤적하곤 했는데
오늘은 그럴 수가 없었다. 이건 못 지나치지.
책 제목은 이렇다.
_________,
결국
무엇이든
해내는 사람.
상단에 "_________," 이렇게 되어 있는데,
작가는 여기에 독자 자신의 이름 또는 응원하고 싶은 누군가의 이름을 책 표지에 적으라 한다.
ㅇㅇㅇ,
결국
무엇이든
해내는 사람.
제목을 보자마자 벅차오르는 기분이다.
2024년엔 뭐든 해낼 수 있을 것 같다.
아직 읽지도 않았는데 기분도 좋고, 마치 이미 다 읽은 것 처럼 알 수 없는 어떤 소양이 쌓인 느낌이다.
저 표지 앞에 네임팬으로 굵게 내 이름을 적으면 마치 저 책 한 권이 오롯이 나를 위해 응원하는 글로 가득 차 있을 것만 같고, 표지를 보기만 해도 기분이 좋을 것 같다.
보통 에세이 한 권은 분량이 8만~10만 자 정도 되는데
지금 딱 10만자 만큼 설렌다.
작가가 나에게 어떤 말을 해줄까.
빨리 열어보고 싶다.
기대된다.
2024년, 시작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