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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cob Lee Jun 22. 2019

역사를 재미있게 말하는 법

50대 사건으로 보는 돈의 역사 - 홍춘욱-  어메이징 그레이스 2006

학창 시절 세계사/국사 시간이 너무 싫었다. 

수학 시간도 아니고 외워야 하는 숫자(년도)가 왜 그렇게 많은지...

그때나 지금이나 몇 년도에 누가 무엇을 했는지 아무도 흥미를 가지지 않는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 나면 친구에게 역사에 관해 재미있게 이야기할 수 있다! 


유튜브 채널 "뼈아대" "홍춘욱의 경제 강의 노트" 독자와 소통하는 작가

해외여행을 해본 사람은 잘 알겠지만, 관광객뿐만 아니라, 어딜 가도 중국인이 많다. 

중국인이 아니라도 중국어를 쓰는 사람들이 길거에서 보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나는 늘 궁금했다, '왜 세계 어딜 가도 화교는 상권을 잡고 있을까?"


'쿨리' 라는 단어로 그 대답을 시작해보자. 쿨리는 힌디어의 'kuli' (머슴, 일꾼)에서 유래한 단어로 영어로는 'coolie', 즉 해외에서 일하는 저임금 계약 노동자를 비하하는 명사이다. 한국의 '외노'와 비슷한 개념이다. 


청나라가 아편전쟁에서 패한 뒤, 청나라인이 해외에 나가 일자리를 얻을 수 있는 자유를 보장하는 조항이 베이징조약에  강제되었다. 현대의 우리가 보는 이주의 자유를 보장하라는 조항이 아니라 서양 국가들이 청나라인들을 해외에 팔아먹을 수 있다는 의미인 것이다. 


1833년 (나 또한 숫자를 언급하고 있구나.... 이후엔 그냥 19세기 이정도로만 적겠다) 영국 의회는 노예 해방 법령을 통과시키고, 유럽과 미국 등 세계는 노예 해방의 물결로 뒤덮인다. 해가지지 않는 나라 대영제국이 노예제도로 가장 많은 부를 축척했을 터인데 가장 먼저 이를 폐지한 것은 인류사 최초로 돈이 아닌 의가 승리한 순간이다. 


이 역사적인 사건의 중심에는 윌리엄 윌버포스가 있었고, 영화 <어메이징 그레이스>를 추천한다. 

"신은 인간을 평등하게 만들었다는 것을 기억하라!"

유명한 곡 어메이징 그레이스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영국의 노예 해방을 위해 어떤 노력과 희생이 있었는지, 그리고 참 그리스도인의 삶은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배울 수 있는 영화이다.


미국의 노예 해방을 위해 남북전쟁을 지휘한 아브라함 링컨과 영국의 하원의원 윌리엄 윌버포스는 약자로써 불의에 항거한 입장이 아나라 강자로써 약자들을 위해 노력한 진정으로 닮고 싶은 위인들이다. 신영준 박사의 조언대로 잘못된 것에 당장 목소리(불평, 소음)를 내지 말고 실력을 먼저 쌓고(혁신, 개혁) 내가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는 능력이 있을 때 우리는 스스로 옳다고 여기는 것을 위해 노력해야만 한다. 졸꾸! 


다시 쿨리로 돌아가서, 유럽 열강들은 신대륙 각지에 농장 및 광산 등 각종 노동집약적 사업은 벌여놨는데 노예제가 폐지됐으니 노동력이 턱없이 부족한 상황에 부딪히게 되었고, 아편전쟁의 승리로 중국인을 해외로 방출할 수 있는 기회는 노예제의 대체방안이 된다. 


나라가 약하면 국민이 고생하듯 그렇게 중국인(화교)은 계약서를 쓰고 세계 각국으로 워홀을 떠나는 듯 하지만, 글을 읽을 수도 없고 자신이 무엇에 서명하는지도 모르는 상황과 대부분은 인신매매와 같은 반강제적인 방법으로 노예와 같은 대우를 받으며 혹독한 노동환경에 처한다. 보통 계약은 8년이지만 5년 이상을 버티는 경우는 잘 없었다고 한다. 


한국의 위안부나 태평양 전쟁에 끌려간 조선인들에게 계약서와 월급을 지급했다는 명목으로 잘못한 것이 없다고 주장하는 일본과 같은 짓거리를 영국은 자행했다. 세계 최초로 기독교의 본질대로 노예해방을 추진했지만 지구 반대편에선 여전히 돈을 위해 아편전쟁을 일으키고 청나라인을 저임금 노동자로 팔아 치우는 행위를 한 '신사의 나라' 영국. 


그렇게 세계 각지에 타의에 의해서 퍼진 화교의 슬픈 역사 속에 그들이 똘똘 뭉쳐 길거리 상권을 장악한 모습이 이제는 이해가 되지 않는가? 해외여행 가서 차이나타운을 본다면, '짱깨'라 비하하기 전에 고향땅을 떠나 외국에 정착해 열심히 살아가는 그들에게 배울 점은 배우는 자세를 가지면 어떨까. 신뢰가 무너진 한인사회에 비해 서로 돕고 협력하는 화교들. 부럽기도 하고 우리도 그렇게 살아갈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그렇다면 "왜 영국은 해가지지 않는 나라가 될 수 있었을까?" 


무적함대 스페인도 있고, 동인도회사 네덜란드, 나폴레옹/프랑스혁명의 프랑스도 있는데 어째서 영국이 19세기 세계의 패권을 잡았을까? 


많은 부분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지만 나는 '신용'이라 말하고 싶다. 


영국은 명예혁명으로 신뢰 가는 국가이기 때문에 군대를 강화할 자본을 구하기 수월했고, 실제로 한 나라의 국채 이율은 그 나라의 신용도와도 어깨를 나란히 하는데 명예혁명 전의 이율은 15%나 됐지만 그 후에 10%를 넘어간 적은 없으며 2%대로 내려가기도 했다. 리턴이 적어도 안전 자산인 영국 국체는 그렇게 영국을 해가지지 않는 나라로 만들어 주었다. 


크리스토퍼 콜럼버스의 신대륙 발견으로 스페인은 대박이 난다. 엄청난 양의 금과 은이 스페인으로 쏟아져 들어고 그 보물은 결국 축복이 아닌 저주로 변하지만 말이다. 통화량의 급증으로 물가가 폭등하는 인플레이션이 발생하고, 잦은 전쟁으로 국체를 남발한 스페인은 그 돈을 갚지 않는 등 투자금들이 신뢰 가는 국가로 흐르도록 자국 경제를 파탄으로 몰아가 버렸다. 


그럼 그 돈들이 어디로 갔을까? 이번엔 네덜란드 차례이다. 교회와 영주의 권력이 강한 다른 나라들과는 달리 네덜란드는 국민들이 스스로 땅을 간척하고 농로를 만들어야만 하는 토지의 환경을 살아가면서 사람들은 개인자산의 권리 인정과 보호에 대한 인식이 다른 나라보다 선진화되어 있었고, 그런 배경 아래 탄생한 무한책임 회사와 최초의 암스테르담 증권거래소는 잠시나마 네덜란드가 강국이 될 수 있는 발판이 된다. 하지만 네덜란드는 유럽 대륙에 위치해 있어서 이런저런 전쟁에 개입될 수밖에 없었고, 튤립버블 등으로 영국에 추월당하게 된다. 참고로 미국의 뉴욕은 원래 뉴암스테르담이었다고 한다. 


프랑스로 떠나보자. 세계지도를 보면 프랑스어를 쓰는 나라가 생각보다 많다. 세계 최초로 국민이 왕권을 무너뜨리는 민주주의 성격의 혁명이 일어나고 나폴레옹 같은 엄청난 인물이 존재했고, 땅도 넓고 인구도 많고 농사도 잘 된 프랑스는 왜 한 번도 세계 패권을 장악하지 못했을까?

영국이 잘 나간 이유와 반대되는 짓을 했기 때문인 것 같다. 프랑스 왕가는 채무불이행을 자주 했고, 미시시피버블 같은 상황에 미국 독립전쟁에도 무리하게 돈을 쓰고, 흉년이 드는 악제를 경험하면서 결국은 왕권이 무너진다. 물론 프랑스 국민들이 선진화된 의식을 가지고 민주주의를 갈망해서 혁명을 일으킨 것이 아닌 배가 고파서 혁명이 일어났지만, 세금을 40프로나 때리는 국가에 먹을 것이 없으면 누군들 가만히 있겠는가. 맹자는 세율이 너무 낮으면 관리등용 및 국가 운영에 어려움이 있고, 너무 높으면 백성들의 삶이 곤고해져 반란이 일어난다고 했다. 



그런데 많은 식민지를 가진 잘 나가는 영국에서 왜 산업혁명이 가장 먼저 일어났나? 


18세기까지만 해도 중국이 유럽 국가들보다 잘 살았다고 본다. 인구나 농업 생산력, 대외 경상수지 흑자만 보더라도 아시아가 유럽보다 기술면에서도 앞서고 있었는데 왜 중국이 아닌 영국일까? 


원래 한 사건이 일어나고 그에 대한 해석은 그럴 듯 한 이유를 갖다 붙이면 되듯 사후 해석은 그래서 재미있는 것이다. 위의 질문에 답을 2가지 관점에서 본다면 인건비와 주요 곡물의 차이에서 볼 수 있다. 


유럽은 페스트의 여파로 인구가 많이 줄었을 때 말곤 인건비의 변화나 상승이 미미한 수준이었다. 하지만 대항해시대가 시작되고 많은 인구가 신대륙에 유출되고 잦은 전쟁으로 인건비가 상승하게 된다. 노예제 폐지의 여파도 있지 않았나 싶다. 


로마의 경제는 노예 때문에 무너졌다 해고 과언이 아닐 것 같다. 인구의 90프로가 노예였고 자국민은 실업자가 되면서 전쟁이 뜸해진 시기에는 많은 국민의 수입 수단이 없어진다. 그래서 로마는 시민들에게 오락과 빵을 제공했지만 생산력이 없는 국가는 물가와 복지비용 상승에 속수무책이 된다. 더욱이 중앙은행(통화량 / 이율조절)이 없다면. 


인건비가 비싸니 자본가들은 당연히 혁신을 하게 되고 증기기관의 발명과 방적기 등 산업혁명을 주도한다. 후에 적기 조례로 결국 독일과 미국에 기술력 추월을 당하긴 하지만. 

여기서 집고 넘어가야 할 것이, 역사는 교류와 혁신에 뒤처지면 그 국가는 망한다는 교훈을 준다. 가깝게는 흥선대원군이 펼친 쇄국정책으로 조선의 운명이 어떻게 되었는지 다들 알것이다. 


그렇게 잘 나가던 명나라가 망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중국의 종이, 비단, 화약, 도자기 등이 유럽에서 많은 수요가 생기고 백인이 자국의 항구를 껄떡거리니 명나라는 자국의 상권을 죽이는 쇄국을 한다. 밥벌이를 잃은 상인들은 해적이 되고, 북쪽은 오랑케가 공격하고 거기에 평균기온이 떨어지고 자연재해를 겪으며 부유한 명나라는 만력제 같은 최악의 황제가 집권하면서 종국에는 청나라에 망하게 된다. 


다시 영국을 기준으로, 모든 근대사는 영국을 위주로 설명이 가능하다, 왜 중국이나 일본은 인건비 상승이 발생하지 않았을까? 


쌀! 


쌀은 바람에 강하고 모내기 후 추수까지 관리가 밀에 비해 수월하다. 토지를 황폐화시키지 않기 때문에 1년 2모작 3모작도 가능한 생산성이 높은 곡물이다. 하지만 쌀을 재배하기 위해선 동네 사람들이 협력하는 품앗이가 필요했고 공동체 생활이 체화된 아시아는 강력한 왕권 국가가 세워질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었다. 아시아를 집단주의로 볼 수 있다. 


밀...


유럽은 개인주의가 보편적인데, 밀의 특성을 보면 알 수 있듯이. 밀은 춥고 건조한 환경에서도 재배가 가능한데, 밀은 땅을 황폐화시키기 때문에 다음 해에는 휴경지가 필수다. 훗날 클로버와 순무 같은 비료작물로 사료가 풍부해지기 전까진 유럽은 인구 증가를 기대하기 어려운 환경이었다. 또한 밀은 가족 단위로도 경작이 가능했고 척박한 땅에서 풍요롭지 못한 식량생산은 영양소 부족으로 육식이 발달할 수밖에 없고 고된 삶은 인간을 이기적으로 만들기 쉬워진다. 개인주의가 이기적이고 나쁘다는 것이 아니라 유럽인들의 습성이 밀이라는 곡물로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었음을 언급하려는 것이다. 


그렇게 인구가 풍부한 중국은 인건비가 싼대 기계를 개발할 이유가 없지 않은가! 


일본도 메이지유신으로 아시아에서 서영문물을 가장 먼저 받아들이긴 했지만 산업화에는 후발주자로 볼 수 있는 것도 밥이 많잖아! 



이런 역사적 배경을 이해하고 나면 현대 국제 정세를 이해하는데 수월해지는데, 그 와중에 미국(아메리카)과 독일(유럽), 일본(아시아)이  현대의 패권을 가지고 있는지 궁금해진다. 이점은 세계 1차 대전 이후로 다뤄야 할 현대사이기 때문에 오늘은 여기까지만 하자. 




-마무리하며-


역사를 연대순이나 인물에 중심을 두고 공부하면 너무도 지루한 이야기가 되고 만다. 


하지만 각자가 좋아하는 돈 / 전쟁 / 술 / 음악 / 과학 등의 분야에 중점을 두고 하나씩 풀어가다 보면 흥미롭고 큰 그림을 볼 수 있는 안목이 생겨, 보통 호기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깊이 알고 싶어 지는 것이 역사이다. 


역사를 통해 교훈을 얻고 과거를 반성함으로 미래를 대비할 수 있음으로, 역사 공부는 우리 삶에 필수라고 여겨진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재밌어!!! 


그리고 <50대 사건으로 보는 돈의 역사>가 명저인 이유는 작가가 독자들과 유튜브로 소통하고 뼈아대에서 이슈따라잡기 등의 무료 강의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번외-


이렇게 역사를 이야기로 풀어 나갈 수 있는 능력이 생기고 나서 주변 사람들은 내가 엄청 똑똑한 사람인지 안다. 어떻게 책 내용을 기억하느냐, 그렇게 많은 지식을 말하려면 얼마나 공부했느냐 등의 반응을 보이지만..... 실은 한동일 교수의 책 <라틴어 수업>에서 언급하듯 '내 안의 위대한 유치함' (개인적으로 여자한테 잘 보이려고)이 동력이 되었지만, 내 불순한 목적은 내 삶의 이득이 되어 돌아왔다. 과거에서 교훈을 배우고 주변 사람들에게 흥밋거리를 제공할 수 있으며, 미래를 준비할 수 있는 혜안을 얻어가고 있다. 



이렇게 유익한 독서를 함께 해보지 않으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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