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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찌빠 Aug 07. 2019

여행은 '기다림'의 연속

스르지산 전망대 케이블카 - 두브로브니크 구시가지 야경과 일몰

여행은 여행지에 대한 약간의 '환상' '기대'를 동반한 기다림의 연속이다.


두브로브니크에 도착하기 위한 경유지 '바르샤바공항'에서는 환승 비행기가 연착되어 1시간 40분을 기다려야 했다.

바르샤바공항에서 두브로브니크발 환승 비행기를 기다리며... 

연착되는 비행기를 기다리는 동안 답승 Gate는 3번이나 예고 없이 바뀌었고 사과 방송 한마디 없었다.

'빨리 빨리'가 익숙한 한국인으로서는 화가 나는 상황이었지만, 대기석에서 '그려려니' 아무렇지 않게 기다리는 외국인 탑승객들의 분위기에 휩슬려 '화남'을 내색할 순 없었다.

두브로브니크 성벽투어 중 찍은 사진

이른 아침 '힘든 호강'(두브로브니크 성벽투어)을 한 뒤 반예비치에서 더위를 식히며 뜨거운 햇살이 한풀 꺾이길 기다렸다.

두브로브니크 반예비치 전경

늦은 오후가 되어서야 두브로브니크 구시가지 야경과 일몰을 보기 위해 스르지산 전망대로 향했다. 아니나 다를까 같은 목적으로 발길한 여행객들이 케이블카 티켓 구매를 위해 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었다. 

스르지산 전망대 케이블카

스르지산 전망대에서 내려다 보게 될 구시가지 야경에 대한 '약간의 환상'과 

스르지산 정상에서 맞이하게 될 아드리아해의 일몰에 대한 '막연한 기대'는 

기꺼이 지갑을 열고 기다림의 대열에 합류하게 만들었다.

케이블카 안에서 내려다 본 구시가지

도보로는 지그재그로 난 산길을 땡볕을 맞으며 1시간 이상 걸어 올라야 한다. 체력이 아무리 좋아도 그건 미친 짓이라 생각했다. 

기다림 끝에 케이블카를 탔다. 스르지산 정상을 4분만에 도착했다. 

일몰 전 전망대 동편에서 찍은 두브로브니크 구시가지

야경을 보려면 해가 질 때까지 좀 더 기다려야 한다. 연속된 기다림도 익숙해져 간다.

기다리는 동안 구시가지 뷰 포인트에서 사진도 몇 장 찍어 본다.

스르지산 서편에서 호젓하게 맞이하는 해넘이

일몰을 보기 위해 전망대 서편으로 자리를 옮겼다. 

제대로 된 일몰을 보려면 전쟁박물관을 지나 스르지산 서편 언덕으로 가는 게 낫다. 

붐비는 관광객을 피해 보다 호젓하게 일몰을 만끽할 수 있다.

스르지산에서 맞이한 일몰
스르지산에서 맞이한 일몰, 바다와 언덕을 온통 붉게 물들인다.
스르지산에서 맞이한 일몰
스르지산에서 맞이한 일몰

해가 진다. 

여행객을 지치게 만들었던 뜨거운 열기를 빨아 들이며 수평선 가까이 내려가고 있다. 

바다와 언덕을 온통 붉게 물들이며 아래로 아래로 서서히 몸을 낮춘다.

'와~'하는 환호와 잠깐의 침묵... 

상념에 빠진다. 


'막연했던 기대'가 '환희'로 바뀌는 순간이다.


열기가 사라지고 그제서야 시원한 바람이 불어와 기다림에 지친 몸과 마음을 달래준다.

스르지산 전망대 동편에서 찍은 구시가지 야경

다시 전망대 동편으로 자리를 옮겨 구시가지 야경을 카메라에 담아 본다. 

짙은 어둠이 내리기까지 조금 더 기다려야 할까? 기대했었던 '약간의 환상' 정도는 아닌 듯하다. 


더는 기다릴 수 없어 아쉬움을 뒤로 하고 발길을 돌린다. 


여행은 기다림의 연속이다.

기다림 끝에 야경과 일몰을 카메라에 담던 모습

#두브로브니크 #바르샤바공항 #성벽투어 #반예비치 #스르지산 전망대 #전쟁박물관 #일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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