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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cques Jan 02. 2022

Cantus Arcticus

Einojuhani Rautavaara

지난 2016년 세상을 떠난 핀란드의 대표적인 현대음악 작곡가 Einojuhani Rautavaara(에이노유하니 라우타바라)는 1954년 A Requiem in Our Time이 Thor Johnson 대회에서 수상하면서 이름을 알렸습니다. 당시 그를 눈여겨보던 얀 시벨리우스가 추천하여 줄리어드 음대에 수학할 기회를 가지구요. 1950년대에만 해도 주로 신고적주의 스탕리을 견지하다가 1960년대부터는 음렬주의를 기반으로 한 아방가르드 음악작법을 취하고, 1960년대오 70년대부터는 신낭만주의를 비롯하여, 다양한 음악적 기법과 장르를 취하는 '포스트모던'계열의 작곡가로 나아갑니다. 그 역시 종교의 신성함, 형이상학적 세계에 관심을 보여 '신비주의' 작곡가로 불리기도 하구요. 라우타바라는 작곡을 정원 조경에 비유하면서, 음의 요소 하나하나보다는 전체적인 유기적인 조화를 이루는 것이 마치 정원을 가꾸는 것과 같다고 이야기한 적이 있습니다. 


1972년에 작곡된 Cantus Arcticus는 라우타바라의 가장 유명한 작품중 하나로 "Concerto for Brids and Orchestra(새와 오케스트라를 위한 협주곡)"이라는 부제가 붙어 있습니다. 지난번 올리비아 메시앙을 소개하면서, 그는 조류학자로서 새의 울음소리를 악기를 통해 표현했다고 했었는데요. 라우타바라는 여기서 더 나아가, 이 음악에서 새의 울음소리를 녹음한 테이프를 사용합니다. 핀란드 북부 Liminka 지바의 늪지와 북극권 인근지역, 그리고 이 음악을 위촉한 Oulu 대학교가 있는 Oulu에서 직접 녹음했다고 하는데요. 이 대학교는 대학설립 후 첫 박사학위 수여식을 위해 작곡해 달라고 요청했는데, 통상적으로는 축제용 칸타타를 작곡하는 게 관례이나 라우타바라는 전혀 새로운 음악을 탄생시켰습니다. Cantus Arcticus는 라틴어로 북극의 노래라는 뜻이에요. 2019년 6월 서울시향이 이 곡을 프로그램으로 선택하여 연주한 적이 있었는데, 하필 이날이 제 휴가 첫날이라, 가지 못한게 아쉽네요. 


1악장 Suo(늪)은 두 대의 플룻으로 시작, 목관악기들의 소리가 추가되고 봄철의 늪지의 새들의 울음소리가 등장합니다. 그리고 다시 처음의 플룻 선율로 마무리됩니다. 2악장 Melankolia(우울)은 종달새(shore lark)의 울음소리로 문을 여는데, 라우타바라는 이 새를 "유령의 새"로 명명하여 고요하고도 우울한 분위기를 고조시키고, 현악의 사운드를 통해 극대화됩니다. 마지막 3악장인 Joutsenet muuttavat(백조의 이동) 역시 백조들의 울음소리로 시작하고, 현악의 트레몰로와 새의 울음소리를 흉내내는 목관악기들이 더해집니다. 타오르는 태양으로 날아가는 백조들의 모습을 표현하고 있는데요. 절정의 순간이 지난 후 하프와 타악기의 고요한 소리로 마무리됩니다. 백조들이 자취를 감춘 것일까요. 

 (아래 영상 기준)

I. Suo 0:00

II. Melankolia 6:25

III. Joutsenet muuttavat 10:12 


Mikko Franck가 지휘하는 라디오 프랑스 필하모닉의 연주입니다. 


https://youtu.be/8X2FU1KU4_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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